산업 기업

1000% 성과급 받았는데…연봉 더 올려달라는 삼성·LG 노조

[ 고민 커지는 대기업 ]

"실적 비해 보상 적다" 불만 커져

삼성 노조는 파업 가능성도 시사

SK 성과급 지급 제도 개선 등 분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최근 기본급의 10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직원들의 성과급 인상 요구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지나친 성과급 및 연봉 인상 요구가 임금 상승으로 연결돼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결성한 공동교섭단은 지난 16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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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교섭단은 △계약 연봉액 1000만 원 정액 인상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기준 준칙화 등 최초 임금 복지 교섭안에서 제시된 일부 항목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고 경영진과 노조 대표자들이 만나 수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 측 대응에 따라 파업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각 계열사 노조들이 임금 교섭을 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조정 중지 결정이 떨어질 것”이라며 “그때를 준비해서 강력한 투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협상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이는 1969년 회사 설립 이후 53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LG화학은 호실적 기록 이후 최대 기본급 85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LG화학이 물적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과정이 발단이 됐다. 당시 LG화학 직원들은 우리사주 배정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LG엔솔 직원들은 850만 주를 받은 것에 허탈함을 느낀다는 의견이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잇따라 게재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SK하이닉스도 ‘실적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성과급 지급과 제도 개선 등으로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4대 그룹 중 가장 적은 성과급을 받은 현대차 직원들의 불만도 거세다. 현대차그룹 익명 게시판에는 “회사가 어렵지도 않은데 보상은 박하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일각에서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자 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수한 인력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보수를 높여야 하지만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 성과급 액수가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며 “각 사 경영진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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