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우크라 긴장지속이 러시아 전략…침공 땐 美 인플레 2%p↑”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모습. AP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러시아군 일부 철군의 진위 여부를 두고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가 침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장은 아니지만 수일 내일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기만전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2%를 선을 깨고 1.96%대까지 떨어졌는데요. 오늘은 월가의 대표 금융사 중 한 곳에서 미국과 세계경제 전망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회사 명칭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참고할 사안이 많은 만큼 주요 내용을 전해드릴텐데요. 우크라이나 현안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러, 우크라 침략 안 해도 외교적 해법 잘 안 찾을 것…실제 전쟁 땐 유가 최대 150달러 가능성”


이날 시장의 관심은 우크라이나였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는 돈바스 지역의 포격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구실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 일정도 미루고 긴급히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직접 나와 “매우 심각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의 군대를 감축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되레 수일 내 우크라이나 공격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주요 회의 일정을 깰 정도로 상황이 좋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진영은 여전히 외교적 해결에 기대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길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명확히 그렇다. 그래서 내가 블링컨 장관에게 UN에 가도록 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블링컨 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 불침공을 선언하고 군대와 탱크, 비행기를 철수한 뒤 외교관을 협상장에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월가의 시각은 오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대형사 A의 리서치 헤드는 이날 “우리의 기본 가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어떻게 내려갈지, 또 유가에 얼마나 압력을 가할지 알기 힘들다”며 “우리의 시나리오로는 만약 군사적 침략이 있다면 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고 이는 상반기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4%에서 1%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인플레이션은 4%포인트 높인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는 이날 러시아가 며칠 내 침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국제유가 115달러 시나리오도 있는데 이 경우 미국의 성장률은 0.5%포인트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이 2%포인트 높아진다고 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7%를 기록한 만큼 이 경우 10%에 가까운 인플레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건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대로 우크라 위기가 인플레 추가 폭등을 불러오는 상황입니다.

이 관계자는 “나는 고유가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전략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매우 계산된 행동이다. 러시아는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더라도 외교적 해결책을 찾지 않음으로써 이같은 압력을 계속해서 미국에 넣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정리하면 △현재로서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은 낮다 △우크라 침공은 미국 인플레에 결정타를 줄 수 있다 △이를 잘 아는 러시아는 외교적 해결은 요리조리 피하고 긴장을 지속해 실익을 챙기려 한다 △최악의 경우 전쟁 발발 시 유가 최대 150달러 미국 성장률은 최소 0.5%포인트, 인플레 2%포인트 상승이 가능하다 등입니다.

이는 단기간 내 전쟁이 터지지 않더라도 사태가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요. 러시아 외무부도 미국에 안보협상 관련 답을 보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공급 중단과, 훈련금지, 지곤에 공급된 무기 철수, 민스크 평화협정 압력요구 등 기존요구를 반복했습니다.

“연준, 내년까지도 0.5%포인트 인상 이유 없어…자산축소 올 2370억 달러·내년 9990억 달러


이번엔 인플레이션과 긴축 관련 전망인데요. 대형사 A의 리서치 헤드는 올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을 1.5%, 2분기에는 4.0%로 점쳤습니다. 지난해 4분기가 6.9% 수준임을 고려하면 V자 형태를 띄게 되는데요. 같은 기간 중국도 7.5%→4.3%→7.0%의 모습을 보일 전망입니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 이전 예측 경로보다 약 1%포인트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까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여전히 3%를 넘을 것이며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연준의 목표는 근원 PCE 기준으로 평균 2%인데 연말에도 3%를 웃돈다는 것은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그는 “인플레이션은 그 기반이 매우 광범위하다”며 “반도체 부족과 임금상승, 항만 문제, 구인난, 코로나19와 공급측면의 문제 등이 가격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주택가격과 렌트비 상승이 계속해서 물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고 이는 연준이 지속적인 긴축을 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된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세부적인 예측 수준은 시장과 차이가 있는데요. 그는 올해 5번, 내년 1분기까지 총 7번의 금리인상을 예측했지만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올해 7번의 금리인상을 예측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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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한 관계자는 3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내년에도 그럴 확률이 희박하다고 봤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이 많은 3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는데요. 이 관계자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고 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 미달하고 있지만 나는 연준이 0.5%포인트를 올리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해 많은 인상이 이어질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2023년에도 0.5%포인트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3월 0.5%포인트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가능성의 영역에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연준이 원하는 것은 꾸준한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7월부터 시작할 확률이 크며 올해 2370억 달러, 내년에 9990억 달러 줄일 수 있다고 봤는데요.

그는 미국의 장기국채금리 추이를 두고 “국채시장이 말해주는 것은 미국의 장기성장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중 많은 부분이 코로나19와는 무관하며 생산성이나 인구통계학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우크라 사태에도 연준 도움 기대말라”…“연준, 질서정연한 금리인상 원할 것”


추가로 이날도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을 기대하지 마라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러시아가 월스트리트를 해치더라도 연준의 도움은 기대하지 말라”며 “인플레이션과 저금리, 1970년대의 교훈이 연준의 손을 묶어놓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투자자들은 시장이 폭락하거나 경기가 급락할 때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채권을 사들이는 데 익숙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인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석유와 유럽 천연가스에 직격탄이 될 것인 만큼 이미 상당히 뒤쳐진 연준이 다시 돈을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입니다. WSJ은 “연준은 더 이상 물가가 스스로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된 상태”라며 “1970년대처럼 임금상승이 기업의 비용증가, 다시 제품가격과 임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해도 연준의 도움은 기대하지 마라는 분석이 많다. AFP연합뉴스


이어 “러시아에서의 연료공급 차질은 과거 아랍의 석유금수조치보다 더 상황이 나쁠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늦어 항로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인플레 우려가 온나라를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경우 월가 구제에 나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을 한 1998년 세 차례나 금리를 내리긴 했는데 그때는 금리가 높고 인플레가 2%를 밑돌았지만 지금은 물가는 높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정반대 상황이라고 했지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이런 상황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계속해서 잘 지켜봐야 할 듯한데요. 이와 별도로 폴 맥컬리 전 핌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연준은 시장이 긴축정책에 대한 가격 재산정을 질서정연하게 하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질서정연한 긴축을 원할 것이라는 뜻인데 3월 0.5%포인트아 0.25%포인트냐 논쟁을 볼 때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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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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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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