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최민정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1위로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편파 판정 논란 이후 쇼트트랙 초반 경기에서 메달을 휩쓸었던 중국이 대회 후반부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대회가 진행될수록 상승세를 타며 중국의 기세를 완벽하게 꺾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경기 일정이 지난 16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개최국 중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챙기며 한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주목할 점은 메달 수는 비슷하지만, 흐름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5일 첫 경기 2,000m 혼성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7일 남자 1,000m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중국이 금메달을 따낸 두 종목은 모두 석연치 않은 실격이 잇따라 나오며 편파 판정 논란에 휘말렸다.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중국 대표팀은 선수 간 터치를 하지 않는 실격 사유의 플레이를 하고도 비디오 판독 끝에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땄다. 남자 1,000m 준결승에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한국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에도 연달아 탈락했다.
에이스 황대헌은 중국 선수 둘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심판은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이라는 석연치 않은 판정을 내렸다. 이준서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인 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황당한 판정은 결승에서도 나왔다. 헝가리의 사오린 샨도르 류가가 1위로 경기를 마쳤는데 심판은 류가 두 차례 페널티를 범했다며 탈락시켰다. 결국 2, 3위로 들어온 중국의 런쯔웨이와 리원웅이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황대헌이 탈락하면서 결승에 오른 선수들이다. 이에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가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며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다.
피해 당사국인 한국과 헝가리가 쇼트트랙 판정에 대해 공동 대응을 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 도중 편향된 판정이 있었다는 의견을 밝히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 선수단(KSOC)과 ISU 간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향후 올바른 판정 당부 및 판정 논란과 관련한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후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진 베이징 캐피털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졸트 규레이 헝가리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및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선수단석을 방문해 이기흥 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졸트 규레이 위원장은 지난 경기의 불공정한 판정 및 선수단의 상황 등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 한국 측과 함께 논의하고 향후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세계 외신도 쇼트트랙 판정 문제를 집중 취재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편파 판정 논란이 사라졌고, 중국의 금메달 소식도 끊겼다. 이후 치러진 6개 종목에서 중국은 결승에 오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으며 동메달(여자 릴레이 3,000m)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 대회 후반 메달을 연달아 따냈고 대회 마지막 날 최민정 선수가 여자 1,500m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