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일본인 손에 있던 보물급 '계회도'…환수할 수 있을까?

크리스티 뉴욕, 3월22일 한국 고미술 35점 경매

1531년 현존 最古 '계회도' 일본서 돌아올 기회

희귀한 원통형 진사 도자기, 16세기초 '산수화' 등

1531년에 제작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로 알려진 '독서당계회도'중 산수 일부. ‘독서당계회도’는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오르며, 출품작은 23~25일 크리스티 코리아의 서울 프리뷰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1531년에 제작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로 알려진 '독서당계회도'중 산수 일부. ‘독서당계회도’는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오르며, 출품작은 23~25일 크리스티 코리아의 서울 프리뷰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




계회도(契會圖)란 동료 문인들의 모임인 ‘계회’의 장면을 내용과 참가자 이름·관직 등과 함께 기록한 그림이다. 모인 사람 수만큼 그리게 해 나눠 가졌는데, 오늘날 행사 기념사진과 비슷하나 훨씬 더 귀한 것이라 가문에서 간직하곤 했다. 고려 시대에 등장했으며, 조선 시대까지 유행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가 경매에 나왔다. 글로벌 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s)는 오는 3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록펠러센터에서 진행하는 ‘일본과 한국 고미술 경매’에 1531년에 그려진 ‘독서당계회도’를 포함한 한국 고미술품 35여 점을 선보인다. 크리스티 코리아는 한국 고미술 대표작 5점을 23~25일 종로구 팔판동 소재 사옥에서 사전 공개한다.

1531년에 제작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로 알려진 '독서당계회도'가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오른다. 전서체로 모임 이름을 쓰고, 장면을 그린 다음 참가자 인적사항을 적은 조선시대 계회도의 전형을 보여준다. 출품작은 23~25일 크리스티 코리아의 서울 프리뷰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1531년에 제작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로 알려진 '독서당계회도'가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오른다. 전서체로 모임 이름을 쓰고, 장면을 그린 다음 참가자 인적사항을 적은 조선시대 계회도의 전형을 보여준다. 출품작은 23~25일 크리스티 코리아의 서울 프리뷰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


■국보·보물급 가장 오래된 계회도


추정가 6억~8억4000만원인 ‘독서당계회도’(91.1×61.9㎝)는 동양학자로 교토국립미술관 초대관장을 역임한 칸다 키이치로(1897~1984)가 소장했던 작품이다. 가장 오래된 국보·보물급 계회도가 일본 개인소장가에 손에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서 유명했으며, 국내에서 연구·전시할 수 없어 안타까웠던 대표적 유물이다. 독서당은 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인근인 두모포의 독서당 주변인데, 실경산수로 표현돼 그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맨 위에 전서체로 모임 이름을 썼고, 산수 위주의 계회 장면을 가운데 그리고, 하단에 참석자 12명의 인적사항을 서열에 따라 상세히 적었다.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계회도 양식이다. 참석한 사람은 아주 작게 상징적으로만 표현됐고 산수가 그림의 주축을 이룬다. 한강에 노니는 배들과 함께 독서당 주변 풍경을 가운데 배치했고, 멀리 유려한 산세까지 그리고 있다. 같은 곳을 그린 또 다른 ‘독서당계회도’로 정철·이이·유성룡 등 9인이 참석한 1570년작이 있으며,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품이며 보물로 지정돼 있다.

보물로 지정된 1540년작 '성세창 제시 미원계회도'는 사간원인 미원의 관료들의 모임을 그리고, 성세창이 글을 썼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보물로 지정된 1540년작 '성세창 제시 미원계회도'는 사간원인 미원의 관료들의 모임을 그리고, 성세창이 글을 썼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내에 전하는 가장 오래된 계회도는 1540년(중종35)에 제작된 ‘미원계회도’인데, 보물이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다. ‘미원’은 언론담당 기관 ‘사간원’을 가리킨다. 비슷한 시기의 ‘하관계회도’, 1550년에 제작된 ‘호조랑관계회도’, 1560년작 ‘연정계회도’, 예안 김씨 문중에 전해오는 계회도 일괄 등이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번 크리스티 출품작 ‘독서당계회도’를 국보·보물급이라 보는 이유다. 특히 16세기 중반 이전의 계회도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안견 화풍이 남아있고, 이후에는 산수보다 인물과 장면이 부각되는 등의 변화가 포착되기에 사료적 가치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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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진사(辰沙)로 처리한 ‘진사통형병’(추정가 1억4000만~2억1000만원)이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된다. 원통형 도자기를 붉은색 진사로 처리한 희귀작이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붉은색 진사(辰沙)로 처리한 ‘진사통형병’(추정가 1억4000만~2억1000만원)이 오는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된다. 원통형 도자기를 붉은색 진사로 처리한 희귀작이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


■외국인 소장해온 희귀 한국문화재


원통형 도자기를 붉은색 진사(辰沙)로 처리한 ‘진사통형병’(1억4000만~2억1000만원)은 서울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1876~1954)의 소장품이다. 원통형 진사 도자기는 극도로 희소해 일본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 소장된 것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양 없이 단아하고 반듯한 ‘백자사각병’(1억4000만~1억9000만원)도 출품됐다.

이번 경매는 저명한 동양미술 컬렉터이자 지난 2020년 타계한 데이비드 어터버그와 그의 부인 나이다의 컬렉션을 대거 선보이는데, 조선 중기 소 그림으로 유명한 문인화가 김식의 ‘우도(牛圖)’(2400만~3600만원)가 대표적이다.

동양미술 수집가 데이비드 어터버그와 부인 나이다의 컬렉션에 포함된 조선 중기 문인화가 김식의 ‘우도(牛圖)’(추정가 2400만~3600만원)가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Christie’s Images Limited 2022동양미술 수집가 데이비드 어터버그와 부인 나이다의 컬렉션에 포함된 조선 중기 문인화가 김식의 ‘우도(牛圖)’(추정가 2400만~3600만원)가 3월 22일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Christie’s Images Limited 2022


필자미상의 ‘산수도’(2억4000만~3억6000만원)는 16세기 초의 작품으로, 이타쿠라 마사키 도쿄대 교수의 저서 ‘조선 왕조 전기 산수도’에 수록돼 전한다. 조선 초기에는 ‘몽유도원도’의 화가 안견의 영향을 받은 ‘안견화파풍’이 유행했는데 크리스티 측은 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했다. 낙관이 지워져 화가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크리스티 뉴욕 경매 서울 프리뷰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16세기 초 그림으로 추정되며 조선 초 안견화풍의 영향을 보여주는 '산수화'(추정가 2억4000만~3억6000만원)가 오는 3월 22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16세기 초 그림으로 추정되며 조선 초 안견화풍의 영향을 보여주는 '산수화'(추정가 2억4000만~3억6000만원)가 오는 3월 22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Christie’s Images Limited 2022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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