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불륜 사실을 증명하고자 집에 몰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남편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9월 경남 양산시 자택에서 아내의 불륜 증거 수집을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고, 집을 방문한 남성 B씨와 아내 사이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아내가 휴대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 내용을 아내 모르게 캡처해 보관한 혐의도 받는다.
심지어 A씨는 아내의 지인에게 연락해 아내 불륜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B씨 불륜 사실을 증명하고자 이처럼 범행했으며, 실제로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 판결이 나기 전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