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먹통 질병청 1339' 10번 중 7번은 "통화량이 많아…" 기계음만

■연결 안되는 질병청 콜센터

방역체계 수시로 바뀌며 문의폭주

근무자 1월보다 오히려 15명 줄어

인력 충원 안해 응대율 27% 그쳐

확진자 폭증에 '불통' 더 악화될듯

"유행상황에 맞게 인력 재배치해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코로나19 관련 상담을 담당하는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에서 ‘먹통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방역 정책이 대거 바뀐 이달에는 4명 중 1명 만 1339 전화 연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각종 문의 전화는 급증했지만 대응 인력은 오히려 지난 1월에 비해 줄어 제대로 된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이달 말이나 오는 3월 중 정점에 달하고 하루 최대 27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획기적으로 인력을 확충하지 않으면 국민 불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질병청에서 입수한 ‘1339 콜센터 월별 운영 현황’에 따르면 2월 1~15일 응대율은 26.8%에 그쳤다. 1월(40.5%)에 비해 13.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1339로 걸려온 전화 80만 5394건 중 21만 5644건만 응대가 완료된 것이다. 하루 평균으로는 문의 전화가 5만 3693건에 달했고 콜센터 직원이 응대한 전화는 1만 4367건에 불과했다. 이달 콜센터 근무 인원 469명을 감안하면 직원 1인당 하루에 460건을 응대했는데도 문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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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1339’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30) 씨는 “노바백스 백신 교차 접종 여부를 알아보려고 1339에 전화했지만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메시지가 나온 후 끊겼다”며 “그나마 젊은 층은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어떻게 하실지 걱정”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연결이 되지 않는 현상은 초기부터 이어져 왔다.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문의 전화가 몰려 연결이 잘 안 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1339 대응 능력 확대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응대율은 34.1%(1월), 50.3%(2월)였으며 이후 82.4~99.3%로 크게 개선됐지만 지난해 5월 21.3%로 뚝 떨어졌다. 당시 60~75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돼 문의 및 예약 관련 통화량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8월 응대율은 16.3% 수준에 그쳤다. 국민들이 1339 전화 연결에 불편을 겪으며 분통을 터뜨리자 지난해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39 연결이 수월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정은경 질병청장은 “정원도 늘리고 심리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실제 이달 1339 콜센터 근무 인원은 469명으로 1월보다 오히려 15명 줄었다. 최근 ‘선 신속항원검사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진단 검사 체계를 시행하고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 관련 지침도 바꾸면서 1339 문의량 폭증을 예측해 상담 인력을 더욱 늘렸어야 했는데 되레 인력을 줄인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행 상황에 맞게 1339에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이 획기적으로 관련 인력을 늘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민 불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 대유행이 이달 말이나 3월 중에 정점에 이르고 하루 최대 14만∼27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3월 초부터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서고 현재 400명대 수준인 위중증 환자 수도 같은 기간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의 2배가 넘는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음 달 1339 콜센터 근무 예정 인원은 532명에 불과하다. 현재의 먹통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김성태 기자·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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