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소비 중심지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자동차 및 관련 용품·서비스 소비 금액이 서울 전체의 절반 이상인 53%로 나타났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고가 자동차 구입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강남 3구의 소비 금액 합계는 서울 전체의 30%를 차지한 가운데 교육·학원 업종에서도 38%에 달했다.
21일 서울경제가 서울시 빅데이터캠퍼스에서 ‘서울시민의 업종별 카드소비 패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서울 전체 소비 금액은 9조 221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시작 전인 2019년 12월의 8조 6047억 원에서 2020년 12월 7조 6853억 원으로 10.7% 감소했던 소비 금액이 반등했다. 신한카드 서울 회원이 서울 지역 가맹점에서 개인 체크·신용카드를 사용한 실적 기준이다.
자치구별로 가장 소비 금액이 많은 곳은 중구로 1조 4427억 원(15.6%)이었다. 강남구 1조 1574억 원(12.6%), 송파구 8912억 원(9.7%), 서초구 7398억 원(8.0%), 구로구 5293억 원(5.7%)이 뒤를 이었다. 서울 도심인 중구는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 테헤란로가 있는 강남구와 함께 많은 기업들이 모여 있는 자치구다.
강남 3구의 소비 금액 합계는 2조 7885억 원으로 서울 전체의 30%에 달했다. 전자상거래(온라인 거래, 결제 대행, 홈쇼핑) 업종을 제외하면 강남구 9538억 원(13.7%), 중구 8081억 원(11.6%), 서초구 7044억 원(10.1%), 송파구 4126억 원(5.9%), 영등포구 3459억 원(5.0%) 순이다.
강남 3구에서 전자상거래를 제외하고 소비 금액이 많은 업종은 백화점,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이 5193억 원으로 전체 2조 709억 원 가운데 25%를 차지했다. 의료(병원·약국)가 3683억 원(17.8%), 각종 외식 및 유흥업소가 포함된 요식·유흥이 3136억 원(15.1%)이다.
자동차 업종은 서초구의 1004억 원을 포함한 1253억 원으로 서울 전체 2338억 원의 53.6%, 교육·학원은 강남구의 868억 원을 포함해 1541억 원으로 서울 전체 4042억 원의 38.1%를 각각 차지했다. 서울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신촌·이대처럼 소비를 뒷받침할 주거·업무 지구와 분리된 지역은 타격이 컸지만 강남 3구는 소비 여력이 있는 인구와 주거·업무 지구가 함께 갖춰져 다른 지역보다 타격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의 요식·유흥 업종 소비 금액은 지난 2019년 12월 3887억 원에서 19.3% 감소한 반면 의료 업종 소비 금액은 같은 기간 2893억 원에서 27.3% 증가했다. 서울 전체에서도 같은 기간 의료 업종 소비 금액은 22% 증가한 1조 376억 원, 요식·유흥 업종 소비 금액은 20.3% 감소한 1조 2457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종합병원을 포함한 의료 기관들이 밀집한 강남 3구의 의료 업종 소비 금액 증가가 서울 전체의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배달의민족 본사가 있는 송파구의 전자상거래 업종 소비 금액은 2019년 12월 61억 원에서 2021년 12월 4785억 원으로 2년 만에 78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자상거래 업종 소비 금액은 1조 5917억 원에서 2조 2343억 원으로 40.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