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초부터 고개 드는 법인 파산…1월 기준 10년來 최다

회생신청은 동기간 '최저'…“사업의지 꺾였나”

서울회생법원. 연합뉴스서울회생법원.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지난 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이 최근 10년 이래 가장 많았다. 반면 회생 신청을 한 법인(회생 합의)은 같은 기간 가장 적었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업 활동을 유지하며 빚을 갚기보다는 “차라리 사업 자체를 접겠다”는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대법원 법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은 78건으로 전년 동기 51건 대비 52.9% 급증했다. 2012년 1월 25건이 접수된 이후 1월 법인 파산 접수 건수 중 가장 많다. 과거 1월 중 법인 파산이 가장 많이 접수된 해는 2020년 71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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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법인 회생 접수는 최근 10년 이래 가장 적었다. 지난 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회생은 47건으로 지난해 1월 61건보다 29.8% 급감했다. 앞서 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회생 건이 가장 적었던 해는 2012년으로 50건이었다.

문제는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줄었다는 점이다. 법인 회생은 장래에도 계속적으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법인이 주로 신청한다. 부채를 조정받는 대신 기업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파산은 채권자의 동의와 채무 일부 면책을 받지만 사업을 접거나 본인의 재산이나 권리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1월 법인 파산이 법인 회생을 앞지른 해는 2020년과 올해가 유일하다.

법조계에서는 장기화된 불경기로 기업을 살리겠다는 사업주들의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다. 서초동의 한 기업 도산 전문 변호사는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기업을 살리는 회생보다 파산을 택한 사업주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파산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가 높아지고 차기 정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출 연장, 원리금 유예 조치가 다음 달 끝나는 만큼 3월 이후부터 파산·회생 신청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주선 회생파산변호사회 회장은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대출로 버텨 온 사람들은 달리 방도가 없다”며 “결국 파산 신청을 위해 법원을 찾을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0년 3월부터 6개월을 주기로 실시된 대출 연장, 원리금 유예 조치는 다음 달 말 종료된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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