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조영수 합참전비태세검열실장이 '철책 월북 사건' 초동 조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당시 군은 엄중한 후속조치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관련 부대 간부들에 대한 징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병사들에게만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폭로가 온라인을 통해 21일 제보됐다. /공동취재단새해 첫날 탈북자의 철책 월북을 놓친 육군 제 22사단 상황실 간부들의 평시 방만한 근무태도와 직무유기 의혹을 고발하는 제보가 공개됐다. 중대 상황실 간부들이 적의 동향에 대한 보고를 누락하고, 상황실에서 개인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흡연을 이유로 자리를 비우기 일쑤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달의 월북 사건 경계 실패와 관련해 은폐시도가 있었으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전혀 징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폭로가 곁들여졌다.
자신을 ‘22사단 XX여단’의 일반전초(GOP)에서 복무하는 병사라고 소개한 A씨는 21일 군 관련 소식을 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이 같은 요지의 제보글을 게재했다.
A씨는 ‘22사단 월북사건 발생 전과 그후’ 제하의 글을 통해 “22사단 월북 사건 당시 사건 은폐 의혹과 월북 사건 전후 간부들의 직무유기와 갑질을 고발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월북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평상시에는 상황실의 영상감시 모니터를 지켜봐야 하는 중대 상황 간부들은 상황실 내에서 개인 휴대폰으로 유튜브 감상, 부동산 구경, 근무와 관련되지 않은 지인과의 음성통화를 일삼았으며 북한 귀순자의 월남과 아군 남책에서 월북하는 미상 인원을 대비하여 상황실의 자리를 상시 유지해야 하는 상황 간부들은 흡연하러 간다며 자리를 비우기 일쑤”라고 전했다. 이어서 해당 간부들에 대해 “근무 시간 내내 상황병과 농담하며 욕설과 비속어를 병사들 앞에서 남용하였고 심지어는 중대 영상감시병의 아군 GP를 겨냥하고 있는 적 GP의 총 안구 개방,섹터 내 인원 유동 보고를 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누락해버리는 간부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철책에 있는 광망 절곡 절단의 실제 상황에서도 상황 조치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상황 간부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영상감시병에게 잘 좀 해보라, 매너리즘에 빠지면 안 된다는 본인들이 제일 지키지 못하는 말을 내뱉으며상황을 지휘하긴커녕 상황조치 매뉴얼을 몰라 지휘 대신 현장 확인을 재촉하기만 하였고 이런 일들이 일상화가 되며 상황실에서의 근무 지침은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A씨는 지난달 1일 한 탈북자가 22사단 관할의 GOP 일대 철책을 넘간 뒤 DMZ를 통해 월북한 사건 당시와 관련해 "22년 01월 01일 18시 40분경 철책 상단부 압력에 의한 광망 절곡의 센서 감지 경보가 울렸음에도 상황실의 상황 간부를 포함한 그 누구도 미상 인원이 아군 열영상 카메라의 정중앙에 40초간 월책하는 화면을 관측하지 못하였고 해당 센서 감지 경보를 상황 종료하기 이전에 꺼버리는 등의 미숙한 행동을 보였으며 심지어는 상황 조치를 하던 박 모 병장의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철책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라는 상황 보고를 대대에 보고하지 않고 대대 지휘 통제실에서는 상황을 20분 내로 상황을 오경보로 무마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21시경 포착된 DMZ 내의 열영상 장비로 인원이 유유히 DMZ 지형을 따라 적 종심 거점으로 이동함을 뒤늦게 식별하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중대장은 이후 합참과 육본의 조사에서 절곡 경보를 껐다는 사실과 박 모 병장이 당시 상황 간부에게 미상 인원이 월책하며 철책 상단부에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중요한 보고를 자체 누락시켰고 이 과정에서 중대 영상감시병들에게 조사관과 검열관이 와서 물어보더라도 상황 증언이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조사 과정에서 절곡 경보가 오류로 꺼진 것이 아닌 인원이 껐다는 것이 영상감시병의 진술서 내용에서 밝혀지자 그제서야 급급하게 말을 바꾸었다”고 비판했다.
A씨는 “그 이후 상황조치 매뉴얼을 바꾸고 상황실 근무 환경과 경계초소의 근무 환경을 바꾸는 경계작전의 여러 지침을 수정하는 등의 대대적인 변경 과정에서 새로운 상황조치 훈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이유로 병사들의 하루 할당 근무시간이 지났음에도 병사들의 개인정비 시간과 취침시간을 활용하여 훈련을 강행하였다”고 제보했다. 아울러 “인원이 부족하여 신병 충원이 급선무라는 분대장들의 말을 듣지 않고 각 분대당 주간 전반야 후반야 예비 총 X명 편제로 하루 8시간 3교대로 돌아가는 원칙과 달리 X명이 추가 근무를 뚫는 식으로 하루에 12시간 근무를 세우며 지작사, 합참, 사단, 군단에서 요구하는 월별 경보 현황, 각 카메라가 가진 프리셋 개수, 투어링 시간 등의 여러 종합 정보들을 영상감시병에게 무리한 증원을 시켜 구하게 시켰고 인원이 부족하여 추가 근무를 뚫는 인원들에게 각종 작업이나 훈련에도 무리한 증원 근무를 강요하여 근무를 서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근무 서는 동안 수많은 작업과 훈련, 상황 등으로 끼니는 챙기지도 못하여 근무가 끝나면 병사들은 각자 사비로 산 라면을 먹기 일쑤였고 후반야 인원들은 내일 설 근무를 위해 취침을 해야 하는데 낮의 상황실 소음으로 하루에 4~6시간 겨우 자는 어려움을 분대장이 중대장에게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분대원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너네가 견뎌야 할
부분이라고 오히려 분대장에게 면책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뿐만 아니라 상황실 내 근무 환경이 바뀌면서 상황실 영상감시병을 통제하는 영상감시반장이 늘면서 영상감시반장의 보직을 받은 상황 간부님들이
정말 하나도 모르는 상태라 영상감시병이 신병뿐만 아니라 뒤에 있는 상황 간부 마저도 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영상감시병들이 휴식조 및 개인정비를 반납하여 도와드리고 있으나 본인이 공부한 자료를 직접 외우지 않고 매번 실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영상감시병한테 물어보고 있어 근무와 상황조치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심지어는 지휘를 해야 하는 상황 간부가 영상감시병 분대장한테 왜 이 시스템을 월북 사건 이전에 진작 도입하지 않았냐는 등의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며 병사에게 훈육을 한다”며 간부님들은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모르시고 대대랑 상급부대에서 오는 작업을 영상감시병한테 맡기기 급급하고 어떻게 되는지 이해도 하나도 못하시면서 재촉만 하기 급급하다"고 고언했다. 그는 “제 말은 이해도 못 하시고 들으시지도 않고 계속 하라고만 반복하신다”며 “너무 힘들어서 육대전에 제보해 본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같이 나라를 지키는 사람인데 이런 일이 만연하게 벌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지휘하고 책임져야 하는 간부들이 병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이 자태가 대한민국 최전방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우리나라의 안보가 너무나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월북 사건 이후 대대장, 중대장, 소초장, 당시 상황 간부들에게 떨어진 징계 내용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으며 해당 근무 영상감시병, 경계병에게만 추가 초소 운용, 영상 감시병 작업 시 증원 등의 경계 작전 지침 수정의 내용 밖에 현재 바뀐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22사단은 “사단은 지난 1월 월북 사건 발생 이후 상급부대로부터 과학화경계시스템 및 작전근무기강 등 경계작전 전반에 대한 정밀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계작전 제 요소를 보완·보강하고 있으며, 관련 인원들에 대한 조치는 절차대로 진행중”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