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여명]포스트 유튜브를 꿈꾸는 사람들

홍병문 성장기업부장

매트릭스4 흥행 참패 후 소송전 잡음

메타, 사명 변경후 주가급락 시총 반토막

메가 테크기업들 메타버스서 미래 먹거리 찾아

스타트업들 포스트유튜브 주역 꿈꾸며 도전장

굴곡 있지만 신산업에서 미래 주인공 탄생할 것







큰 기대 속에 지난해 말 개봉했던 ‘매트릭스4:리저렉션’이 예상과 달리 흥행 참패를 기록한 후 최근 법적 분쟁에까지 휘말렸다. 매트릭스의 공동 제작사 빌리지 로드쇼 엔터테인먼트가 흥행 실패의 원인이 워너브러더스의 잘못된 경영 판단이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003년에 선보인 ‘매트릭스3:레볼루션’ 이후 18년 만의 후속편이라는 점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미국에서 겨우 3700만 달러밖에 벌어 들이지 못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 수익은 1억 5300만 달러에 그쳤다. 1편은 4억 6000만 달러, 2편과 3편은 각각 7억 4000만 달러와 4억 2000만 달러를 벌었는데 4편은 전작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더 이상의 후속편은 필요 없다는 매트릭스 마니아들의 비판에도 ‘리저렉션(부활)’이라는 제목을 달고 4편이 만들어진 데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탐욕도 있었겠지만 최근 전 세계 산업·금융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메타버스 트렌드의 영향이 컸다. 급부상한 메타버스 이슈에 대한 관심 속에서 가상 세계의 단면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준 매트릭스에 대한 대중의 소환 요구를 영화계가 외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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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4의 참패 결과는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한 메타의 최근 추락과 맞물려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 메타버스라는 거대 담론과 산업의 새 패러다임이 일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굴곡과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가총액 1조 달러에 올랐던 메타는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사명을 변경한 이후 주가가 최고점 대비 46% 가까이 하락해 시가총액이 반 토막이 났다. 애플과 구글의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방침의 영향으로 광고 사업에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메타가 장기적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에 대해 일반인들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더 고개가 끄덕여진다.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거대 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포함해 대체불가토큰(NFT)·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연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메타버스 사업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분명한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사건이다.

MS 외에 대다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 비즈니스와 밀접히 연관을 맺고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확장현실(XR)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2017년 애플의 사업이 10년 뒤에는 AR로 넘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올해 말 VR과 AR를 결합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산업 투자에서 연거푸 큰 실수를 했던 소니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VR·XR 기기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글로벌 빅테크뿐만이 아니다. 스타트업들도 새로운 변화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미디어 플랫폼 유튜브의 맹위 속에서 이들 스타트업들은 포스트 아마존, 포스트 유튜브 플랫폼을 꿈꾸며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세계는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지금과 같은 독주와 유튜브의 일상화를 예측했던 사람들은 적지 않았지만 그 비즈니스 대열에 일찌감치 선뜻 뛰어든 이들은 많지 않다.

당장은 힘들고 시련의 굴곡을 견뎌야 하지만 포스트 유튜브, 포스트 아마존을 지향하는 그들 가운데 미래 세계의 주역이 탄생할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분명한 점은 다음 세계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 세계는 쉽게 다가오지 않고, 설령 그 세상이 온다 해도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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