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李·沈 "근로시간 단축을"…尹 "주 52시간 탄력적용"

[본지-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Ⅱ]

■공약분석-노동·일자리 부문

쟁점 된 휴식 권리 vs 일할 권리

"선택적 근로시간 등 유연성 중요

美 면제·비면제 도입을" 지적도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서울경제DB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서울경제DB




근로시간 이슈가 또다시 대선 쟁점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근로일수 단축을, 국민의힘은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당시 주 52시간제를 공약했고 당선 뒤 입법이 완료됐다. 이번 대선의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근로시간 제도가 다르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대선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주 4.5일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노동시간 단축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주 4일제를 공약했다. 오는 2023년부터 시범 운영하고 2027년까지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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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 후보의 근로일수 단축 공약을 두고 노동시간의 당면 과제가 맞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적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가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현 근로시간 체제하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의 도입으로 근로자의 선택지를 넓혀주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주 52시간제 유연화에 방점을 찍었다. 근로시간 등에 대한 노사의 자율 결정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노사 합의를 통해 주 52시간을 월 단위 이상으로 탄력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박 원장은 “유연화를 하지 않고는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근로시간 관련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근본적인 근로시간 개혁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래서 미국의 ‘면제·비면제(exempt, non-exempt)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간당 생산량으로 평가받는 제조업과 같은 직군에는 초과근무 수당을 주고 그외 연구직·영업직 등 성과로 평가받는 직군에는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면제하는 제도다. 이처럼 시간급·성과급 근로자를 나누게 되면 성과 기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업무를 효율화한다는 분석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면제·비면제제도를 도입하면 성과급 근로자는 초과근무를 해도 돈을 못 받으니 칼퇴근하게 된다”며 “모든 근로자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 등이 노동 개혁안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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