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등교일수 적은 학교, 학업 불평등 정도 더 컸다

김현철·양희승 교수, 2020년 고교 2학년 학업성취도 분석

등교 적을수록 중위권 줄고 상·하위권 늘어…양극화 심화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지난해 11월 화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형주기자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지난해 11월 화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코로나19로 등교 일수가 줄어든 학교일수록 성적 중위권이 줄고 상·하위권이 늘어나는 학업 불평등이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연세대 양희승·한유진 교수가 발표한 ‘등교일수 감소가 고등학교 학생의 학업 성취 및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등교 일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국어·수학·영어 모든 과목에서 학업 성취도 불평등 정도가 더 컸다.

연구팀은 2020년 고등학교 2학년에서 등교일수의 감소가 큰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학업성취도를 비교 분석했다. 성적 자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2015~2020년’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발했던 국내 고등학교의 2020년 평균 등교 일수는 104일이다. 법정 수업일수 190일 보다 86일 적다. 학교별로 보면 등교 제한 일수가 적게는 50일 미만에서 많게는 150일 이상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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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등교일수에 따른 평균 학업성취도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다만 등교 수업을 적게 한 학교에서는 국어·수학·영어 모두 상·하위권 학생 비율이 늘고 중위권이 줄었다.



전국 고2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등교 일수 100일 미만인 학교의 경우 100일 이상의 학교보다 국어 중위권은 3.1%포인트 줄어든 반면 상위권과 하위권은 각각 1.0%포인트, 2.1%포인트 늘었다.

수학은 100일 미만인 학교에서 중위권이 4.1%포인트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은 각각 1.4%포인트, 2.7%포인트 증가했다. 영어도 중위권이 4.9%포인트 줄어드는 동안 상위권과 하위권은 2.2%포인트, 하위권은 2.7%포인트 증가했다.

연구팀은 “상위권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는 기간에 사교육 등 본인 수준에 맞는 공부로 오히려 성적이 올랐을 수 있으나 하위권 학생들은 등교 일수가 줄다 보니 학업을 놓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논문은 등교 수업일수 격차에 따른 중위권 감소, 상·하위권 증가 등 교육 불평등 문제를 드러낸 데 의미가 있다”며 “전국의 모든 학생을 포괄하는 자료로 추가 연구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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