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6년간 동결한 표준건축비…인상 놓고 고민에 빠진 정부

작년 11월 연구용역까지 마쳤지만

주거비 부담 우려에 논의 지지부진

업계 "원자재값 상승분 반영해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자 아파트 건축비 인상을 둘러싼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건설자재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건설 업계의 건축비 인상 요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자칫 주거비 부담을 높이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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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건축비 산정 기준인 표준 건축비 인상을 놓고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표준 건축비 인상을 위한 연구 용역까지 마쳤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표준 건축비를 상향 조정하면 분양가와 임대료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표준 건축비는 지난 2016년 6월 당시 5% 인상된 후 올해까지 6년간 동결됐다. 이에 건설 업계는 표준 건축비가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주택건설협회가 지난해 국토부에 건의한 표준 건축비 인상률은 15%에 이른다. 이후 1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더 오른 점을 고려하면 건축비 인상 압력은 한층 커졌다. 국회 관계자는 “민생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재부 입장에서는 표준 건축비 인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수록 정부는 생활 물가에 주목하고 건축비 인상 논의는 오히려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 아파트 건축비 산정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도 다음 달 조정을 앞두고 정부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3월과 9월 등 6개월마다 조정되는데 지난해 9월에는 직전 고시(7월) 대비 3.42% 상승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기본형 건축비 고시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국토부는 당시 고강도 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와 노무비 가격 변동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면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을 반영할 수 있는 적정선에 대한 막바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콘크리트나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검토해 건축비 인상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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