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트럼프 음성 복사한 네오사피엔스, 250억 유치…"앞으로 영화 더빙도 AI 시대"

AI 기반 음성·영상 콘텐츠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

실리콘밸리 투자사 등 250억 유치…"AI 콘텐츠 기술 고도화"

네오사피엔스의 인공지능 콘텐츠 제작 플랫폼 타입캐스트. /사진제공=네오사피엔스네오사피엔스의 인공지능 콘텐츠 제작 플랫폼 타입캐스트. /사진제공=네오사피엔스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기술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가 25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유튜브, 오디오북, 홈쇼핑, 웹예능 등에서 이제 막 도입되는 인공지능 콘텐츠 제작 기술이 앞으로 더 보편화 된다는 전망에 국내외 기관들의 뭉칫돈이 몰렸다.

23일 인공지능(AI)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는 2150만달러(약 256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블루런벤처스(BRV) 주도로 국내 기관투자가도 참여했다.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페이팔(PayPal)의 초기 투자사로 지난 20여년 간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등을 키워낸 기관이다. 이밖에 국내 기관으로는 스틱벤처스, 퀀텀벤처스, 컴퍼니케이,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네오사피엔스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 및 영상 합성 원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 연기자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플랫폼 타입캐스트를 출시했다. 현재 100만명 이상 이용자들이 타입캐스트를 통해 유튜브, 홈쇼핑,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특히 문장만 입력하면 자연스러운 운율, 감정을 표현해 실제 사람과 비슷한 음성을 만들 수 있다. 창업 당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사의 음성을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오사피엔스는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제작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 성공에 투자 금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2020년 당시 시리즈A 투자는 50억원 규모로 마무리했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5배 넘는 투자금액을 모았다.

2년여 만에 5배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콘텐츠 산업의 대대적인 변화 덕분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창작자(크리에이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홈쇼핑, 비디오커머스, 오디오북, 웹예능, 웹드라마 등 음성이 필요한 콘텐츠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으로 손쉽게 음성을 생성하는 기술 덕분에 콘텐츠 제작에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되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 쇼츠(짧은 동영상) 국내 조회 수 1위를 기록한 '1분요리 뚝딱이형'도 네오사피엔스의 타입캐스트를 통해 음성을 만들었다. 현재 구독자 수만 122만명인 이 채널에 나오는 목소리는 모두 인공지능으로 생성됐다. 실제 사람 목소리를 쓰려면 현지 녹음, 편집 등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인공지능을 쓰면 문장만 입력하면 끝나기 때문에 제작자는 영상에만 집중하면 된다.

기술 수준이 높아지다보니 최근에는 유튜브 1인 창작자뿐 아니라 OTT(온라인 비디오), 홈쇼핑 등 1시간이 넘어가는 장편 콘텐츠에서도 점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 NS홈쇼핑은 일반 성우를 쓰지 않고 전 콘텐츠 모두 타입캐스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 국내 OTT 왓챠에서 최근 시작한 오리지널 예능 '더블 트러블'의 성우 역시 네오사피엔스 기술을 통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도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데 타입캐스트를 통해 오디오북 대량 생산 체제를 만들었다. 스튜디오에서 오디오북을 녹음, 편집하려면 3주 가량 걸리는데 인공지능을 쓰면 2~3일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오사피엔스는 이번 투자로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해외 사업 거점을 마련하고 인공지능 연구원, 사업개발 등 전 직군에 우수 인력을 확보한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정의민 BRV 상무는 "다각도로 검증된 타입캐스트 기술력을 극대화 하면 급격하게 팽창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전 세계 참여자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사업 모델과 사업적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가상 연기자를 활용한 미디어 분야 세계 최고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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