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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데뷔 사진전 ‘공명(resonance)’, 2월 28일~3월 11일 캔스페이스서 열려




사진작가 이병훈의 첫 개인전 ‘공명(resonance)’이 2월 28일부터 3월 11일까지 서울 성북구 선잠로 스페이스 캔에서 전시된다.

작가 이병훈은 사업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틈틈이 수행처럼 이어간 자신만의 작품들을 처음 선보이게 되는 것으로 새벽의 깊고 고요한 풍경이 담겼다. 작가는 ‘사진을 찍는 일’에 대해 ‘두 눈으로 나 스스로를 볼 수 없지만, 오직 반영과 묘사로 흔적을 유추하듯 그윽하게 스며들며 퍼지는 고요한 안개와 빛, 그리고 풍경 속에 스며든 스스로를 발견하는 일이 촬영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어둠이 내려앉아, 질식할 것 같은 시간이 잠시 멈추었다. 어스름한 새벽 인적 드문 고샅 길이 점차 익숙해져갔고, 새벽녘 세상은 작은 울림도 금세 큰 파장으로 번져 나갔다.”

-이병훈 작가 노트에서 발췌


이병훈의 사진 작업 속 피사체들은 명료한 색채와 형체가 아닌 어둠과 빛의 경계에 위치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숲, 산, 강등의 자연물들은 시간이 배제된 순간의 포착이자 사각 프레임으로 잘린 풍경의 단면이다. 그의 작업은 실재 자연물의 속성보다 조형적 배치를 통한 화면의 구성에 집중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이 아닌 정적인 순간에 집중하게끔 하여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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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경건한 침묵이 강요되는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보이는 것은 제 빛으로 인하여 순간 보지 못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것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볼 수 있다는 역설의 위태로운 경계에서 가녀린 소프라노의 청아한 음색과도 같은 빛을 찾고 있었다. 푸르게 잠든 시간을 넘어가는 이들의 고단한 발자국 소리마저 묻혀버린, 버석한 현실의 숲에서 지긋이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먹먹하게 나를 바라보는 BLACK의 점 하나만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 그 사이에 숨은 집, 깊게 숨은 길, 더 깊게 숨은 사람들이 뒤엉킨 숲을 벗어나야 했다. 거침없이 들판을 가로질러, 무섭도록 차가운 바다를 마주하고 더 이상 닿을 수 없음을 직시하는 순간, 오히려 포근한 안도감이 자리 잡았다.

하늘에 깃든 물이건, 물에 깃든 하늘이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대지와 바다의 보이지 않는 경계, 바다와 하늘의 경계, 하늘과 하늘의 경계, 그리고 인식과 사유의 한계 위에 있을 또 다른 경계 앞에서 바라본 하늘길과 물길은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바람길은 생채기를 만들고, 상처와 상처 사이에 울림은 공명이 된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풀잎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오직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나의 시간은 잠시 멈추어 한동안 창공을 선회한다.”

-이병훈 작가 노트에서 발췌

이번 ‘공명(resonance)’전시에서는 총 23점의 사진 작업들을 스페이스 캔 1층과 2층에서 선보이며 일요일과 3월9일 선거일을 제외하고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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