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돈바스 반군, 푸틴에 지원 요청"…러, 전면적 공격 임박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 역에 정차된 기차 위에 장갑차가 즐비하게 적재돼 있다. EPA연합뉴스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 역에 정차된 기차 위에 장갑차가 즐비하게 적재돼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공화국 지도자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의 "침략"을 격퇴하는 것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타스통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과 레오니트 파세치니크가 푸틴 대통령에게 이러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의 상황에서 민간인 희생과 인도적 재난을 막기 위해 두 공화국 수장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 제3조와 4조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의 침략 격퇴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DPR, LPR 수장들의 서면 요청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면서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이 조약은 푸틴 대통령이 DPR과 LPR을 독립국으로 승인한 후 지난 21일 양측과 체결했다. 여기엔 "(양측은) 평화 위협에 맞서기 위해 모든 가능한 조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 군대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DPR과 LPR의 요청이 있을 경우 두 공화국에 군사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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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접경에서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게 군사적 측면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지원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은 무력으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각오"라고 비판했다. 또 서한을 인용해 "DPR, LPR 측은 우크라이나의 위협과 상황 악화 속에 주민들이 집을 떠나 도망치고 러시아로 계속 대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페스코프 대변인 회견 직후 친러시아 분리 반군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 지역 안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자국 군대의 진입을 명령하자 이를 침공으로 규정하고 공언한 대로 연일 경제적 제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를 건설한 주관사인 '노르트 스트림-2 AG'와 최고경영책임자(CEO)에 대한 제재를 지시해 사실상 이 기업의 모회사인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프라이스 대변인은 "어떤 제재도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것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추가적인 침공 행위를 할 경우 전면적인 수출 통제 제재를 예고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 향방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 간 충돌이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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