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악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우려 등 산적한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안갯속에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변동성 장세의 피난처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낸 기업 중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실적 유망주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4분기 어닝쇼크로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 추정치가 3곳 이상 존재하는 상장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를 낸 171개 중 지난해 4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기업은 13개였다. 이들 기업 중 전년 대비 실적이 10% 이상 개선될 종목은 SK이노베이션(096770)·한국항공우주(047810)·원익IPS(240810)·솔루스첨단소재(336370)·현대위아(011210) 등이다.
일반적으로 흑자 전환 종목은 실적 악화로 주가가 충분히 조정받은 상태인 만큼 실적 모멘텀이 더해질 경우 주가 반등이 강한 편이다. 실제 CJ프레시웨이가 지난 11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556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이달 들어 25.20% 급등하는 등 흑자 전환 실적주가 힘을 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아픔을 딛고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기업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솔루스첨단소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4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솔루스첨단소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22.1%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지박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영향으로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올해 들어 턴어라운드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전지박 매출이 1740억 원으로 지난해 336억 원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호평했다. 한국항공우주도 4분기 134억 원 영업손실의 충격에서 벗어나 1분기 291억 원의 흑자 전환을 달성해 전년 대비 246.9%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부진은 기체 부품 사업의 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됐고, 물류 대란 등 군용기 생산도 일부 차질이 발생한 결과”라며 “헬리콥터(KUH) 파생 제품 개발사업, 소형무장헬기(LAH) 초도 물량 양산 등 올해 수주 실적은 4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26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는 원익IPS도 SK하이닉스의 D램 투자와 삼성전자 낸드 투자의 수혜가 기대되며 1분기 392억 원(전년 대비 61.7%)의 흑자 전환을 예고했다. 이 외 SK이노베이션과 현대위아도 1분기 각각 5755억 원, 377억 원의 흑자 전환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5%, 37.3% 증가한 수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리스크 확대 등 증시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