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잠시 보합세를 보였던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시작됐다. 풋고추와 조기는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80% 가까이 오르는 등 농림수산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생산자물가가 올해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14.24(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8.7% 올랐다고 밝혔다. 14개월 연속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는 0.9% 오르면서 보합에서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수 자체로는 1965년 통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공산품을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5.2%)과 화학제품(1.0%)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특히 자일렌 11.7%, 경유 10.5%, 주철관 9.0% 휘발유 8.7% 등이 전월 대비로도 큰 폭 올랐다. 다만 휴대용 전화기(-5.1%)와 디램(-10.1%)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농림수산품은 농산물(3.7%)과 수산물(2.1%)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7% 올랐다. 풋고추(80.2%), 조기(77.8%), 가자미(51.6%), 사과(25.3%) 등이 전월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전력·가스 및 증기(1.9%)가 오르면서 2.4% 상승했다. 서비스 생산자물가 역시 음식점 및 숙박(0.9%)과 운송서비스(0.8%)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0.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식(0.9%), 비알콜음료점(1.7%), 국제항공여객(3.9%) 등이 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통계다. 통상적으로 한 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면서 4개월째 3%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