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24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의 재정·통화정책 지원 약화,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따라 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이날 올해 주요 20개국(G20)의 실질 GDP 성장률을 4.3%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3개월 전 제시한 전망치 4.4%에서 소폭 낮아진 수치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4.4%에서 4.0%로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4.5%→4.4%), 독일(4.5%→3.8%), 영국(4.8%→4.3%), 프랑스(4.1%→3.8%) 등 주요 선진국들의 전망치도 내렸다. 무디스는 전 세계 거시 전망 보고서에서 “치솟는 상품 가격,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불안한 금융시장, 지정학적 긴장 등이 올해 상반기를 힘들게 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실질소득을 약화한다”며 “대다수 G20 국가에서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이 올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2.5%→3.0%), 영국(2.5%→3.8%) 등 주요국들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대비 올렸다. 다만 무디스는 “올해 말 다수의 대형 경제권에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하반기 공급 병목현상이 완화되면서 수요와 공급 사이의 왜곡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가 내다본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2.7%로 유지됐다. 내년 G20의 경제성장률도 3.2%로 3개월 전 제시한 수치와 같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달 3.3%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경제연구소도 성장률 전망을 낮출 태세다. 민간 연구소 중에서는 한국경제연구원(2.9%), LG경제연구원(2.8%) 등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측하는 기관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