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농협금융, 신경분리 10년만에…'5대 지주사'로 키워내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역대 회장들 굵직한 성과]

임종룡, 우리투자證 패키지딜 성사

김용환, 빅배스로 부실자산 정리

김광수, 리츠운용 등 사업영역 확대

플랫폼 개방 등 금융혁신 견인도





신용(금융) 사업과 경제(유통) 사업을 떼어내는 신경분리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 2일 출범한 농협금융지주는 10년 만에 우리 금융시장에서 핵심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NH금융연구소는 그간의 행적을 정리한 서적 ‘농협금융 10년사’를 편찬해 오는 6월 출간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2011년 4월 터진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로 국민적 불신이 커진 후 태동했다. 신충식 초대 회장을 필두로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손병환 등 6명의 회장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은 평균 재임 기간이 2년이 안 될 정도로 단명했다. 신 전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0년 동안 회장 직을 유지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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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흔들리기 쉬운 데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위상과 달리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 탓이었다. 그러나 역대 회장들은 짧은 임기에도 저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임종룡 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딜을 따냈고 김용환 전 회장은 뚝심 있게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밀어붙여 쌓여 있던 부실자산을 털어냈다. 김광수 전 회장(현 은행연합회장)은 농협리츠운용·NH벤처투자 등 자회사를 차례로 세우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농협금융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그룹의 주축인 농협은행이 2015년 국내 최초로 은행 시스템 내 프로토콜인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을 일반 기업에 개방한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농협은행을 뒤따라 기업은행이 금융 플랫폼을 열어젖혔고 오늘날 표준화된 API 형태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토스·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농협은행이 금융 혁신의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2017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미국 뉴욕 금융청에 과태료를 부과받은 일은 지우고 싶은 오류에 해당한다. 현지 감사에서 자금세탁방지(AML) 등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의 미비점이 적발되면서다. 이를 계기로 농협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AML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신경 쓰고 있고 다른 금융지주는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20년간의 운영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2001년 출범한 우리금융지주가 1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총 10곳의 금융지주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맞춰 운영됨으로써 형식적 지주회사가 아닌 실질적 금융그룹으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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