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경제 제재 십자포화도…소련夢 푸틴엔 마이동풍

가디언 "러, 2014년부터 대비

서방 제재도 충분히 견딜 상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이 대러 제재를 발표한 지 단 하루 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하자 어떤 제재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토 야욕’을 꺾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경험했던 러시아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제재에 견딜 수 있도록 ‘경제 맷집’을 키워왔다는 이유에서다.



22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푸틴은) 당장 러시아 주식시장도, 제재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정치인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30~40년 후 역사책에 자신이 어떻게 평가될지에만 관심을 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재가 푸틴의 전략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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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군을 파견하자 미국은 23일 푸틴의 자금줄이 되는 은행 2곳을 제재했고 독일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푸틴은 24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곧바로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대만은 러시아로의 반도체 수출을 막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런 제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추가 공습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이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비해왔다”고 분석했다. 당시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러시아는 중국과 가스 수출 협정을 맺는 등 서방으로부터 경제를 독립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또 2015년 350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6300억 달러를 넘었고 국가 부채 수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미만이라는 점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충분히 견딜 상황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오히려 미국은 자국민 눈치를 보며 강한 제재를 내놓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AP통신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답이 전체 응답자의 26%에 그쳤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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