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지천 르네상스’가 자치구 공모를 시작하며 본격 시동을 건다. ‘제2의 한강 르네상스’라고도 불리는 지천 르네상스는 서울 곳곳에 흐르는 소하천과 실개천 등의 수변 공간을 시민 일상생활과 도시 중심 공간인 ‘수(水)세권’으로 재편하는 취지의 사업이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오 시장이 힘을 싣고 있는 정비 사업 활성화 정책과의 연계도 예상되는 만큼 자치구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시는 지천 르네상스에 참여할 시범 사업지 두 곳을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도시·건축·하천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대상지의 적정성, 사업 타당성, 추진 전략, 기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4월 중 우선 추진 대상지 두 곳을 뽑을 예정이다. 대상지 두 곳은 연내 착공에 돌입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시 주도로 자치구 협의와 지역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10억 원 내외의 사업비를 전액 시비로 지원해 설계부터 공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시범 사업을 통해 본 사업의 토대가 되는 지천 르네상스 선도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공모는 이달 25일부터 4월 8일까지 진행된다. 공모 대상지에는 제방터·제외지 등 하천 구역과 수변으로부터 500m 내외의 도시 지역이 모두 포함된다. 한창을 제외한 수변 공간을 비롯해 인공적으로 조성된 물길·분수·폭포 등 인공 수변 공간도 공모에 지원할 수 있다.
지천 르네상스는 오 시장이 지난해 발표한 ‘서울비전 2030'에도 포함된 개념이다. 오 시장은 당시 “수변 중심으로 지천 르네상스 시대를 열 것”이라며 “하천 특성을 고려한 수세권으로 만들어 균형 발전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안양천·중랑천 등 국가하천과 탄천·도림천 등 지방 하천, 백운동천·진관천 등 실개천과 소하천을 비롯해 총 75개의 크고 작은 물길이 흐르는데 이 하천들이 25개 모든 자치구와 인접한 만큼 지천 르네상스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 사업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인 신림1구역은 도림천2지류가 남북으로 흐르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지천 르네상스가 계획안에 이미 적용됐다. 서울시는 시비를 투입해 도림천2지류의 자연 하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복원되는 하천변에 수변 공원을 조성한다. ‘서울아레나’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창동 일대도 지천 르네상스를 반영, 중랑천을 수변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이 제시한 새로운 저층 주거지 정비 모델인 ‘모아타운’도 지천 르네상스와 연계된다. 모아타운 시범 사업 사업지 중 하나인 강북구 번동도 우이천을 끼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월 번동 일대를 찾아 “가급적 모아타운은 지천 르네상스와 같이 개발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