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Y자 분기에 전용선도 없어…GTX-C '짝퉁 급행' 전락

대선 앞두고 지역표심 의식한듯

상록수역까지 정차역 4개 추가

역간 거리 가까워 속력 못내고

배차간격 길어져 '지옥철'될듯





정부가 경기도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계획을 밝히면서 지역 표심을 노린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차역에 분기까지 늘어난 GTX-C가 ‘짝퉁 급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자체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제안한 4개 추가역(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의 민자 적격성 조사 결과 적격성이 확보돼 올 1월 실시 협약에 반영했다”고 24일 밝혔다. 실시 협약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검토 및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올 상반기 중 확정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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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6월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선정 당시 창동·광운대·청량리·삼성·양재 등 10개 역으로 기획된 기존 계획에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했다. 이후 사업자 측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의왕역과 상록수역까지 총 4개 역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애초 국토부는 추가 역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지자체의 강한 요청에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의왕역 신설도 지난해 8월 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발표에 포함시켜 기정사실화 했다. 다만 상록수역의 포함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얘기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다 알려진 내용”이라며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제안하는 것이므로 정치적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가 역 신설로 인해 ‘광역급행철도’라는 GTX의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TX-C는 인덕원역 아래부터 GTX 전용선이 아닌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만큼 다른 GTX 노선만큼 속력을 낼 수 없다. 왕십리역과 청량리역, 인덕원역과 과천역의 거리가 가까워 정차 전후로 감속이 발생한다는 점도 문제다. 통상 정차역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약 1분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록수역의 추가로 Y자 분기가 생기면서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지옥철’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왕십리역에 선다면 청량리역에 서지 않고, 인덕원에 선다면 과천에 서지 않는 ‘스킵 앤드 스톱’ 전략과 함께 추후 GTX 전용선을 연장하겠다는 계획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애초 정부가 추구했던 ‘수도권에서 서울까지 30분 내 도착’이라는 고속급행철도의 목적이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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