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여일 남은 대선에 막판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안보 표심이 초박빙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만큼 여야 대선 후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서로 ‘안보관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평화가 곧 경제’라는 메시지로 ‘위기 극복 총사령관’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말뿐인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이 아닌 주한미군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강조하며 보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전쟁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상책”이라는 이 후보의 ‘평화체제론’에 힘을 실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사드 배치, 선제 타격 등 위험한 말을 하는 후보는 위기를 곱절로 만들 것”이라며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 후보도 전날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개최해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평화가 밥”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힘을 통한 평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튼튼한 자주국방력과 동맹국과의 강력한 연대”를 주장했다.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민주노총 및 일부 시민단체를 겨냥해서는 “노동자 권리와 여성 인권에 주한미군이 무슨 악영향을 줬냐”며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