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제서야 “원전 정상 가동하라”는 文…탈원전 폐기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가능하면 이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원전 해체 기술, 소형모듈원전(SMR) 연구 등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취임 이후 내내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던 문 대통령이 임기 말, 대선 직전에야 정책 전환을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 기조를 사실상 내려놓은 것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탄소 제로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은 원전 가동이라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미 “탈(脫)원전 대신 감(減)원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탈원전 폐기를 공약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언급이 “선거 개입 시도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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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진 사실을 밝히고 먼저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 현 정부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는 무리수까지 써가며 탈원전을 강행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원전 산업 생태계는 망가졌고 알짜 공기업이었던 한국전력은 2년 연속 수조 원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지난해 93%까지 이르는 상황에서 탈원전을 고집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미국과 중국·프랑스 등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확대를 천명했고 유럽연합(EU)도 최근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 전환 제스처에 그치지 말고 탈원전 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합리적 에너지 믹스 정책으로 분명히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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