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개최되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정원’을 본격적으로 산업화하겠습니다. 순천만가든마켓을 중심으로 정원산업에서만 2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순천시를 정원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습니다.”
허석(사진) 전남 순천시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회복이 늦어지면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회복하는 일상, 살아나는 경제’를 올해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올해 순천사랑상품권을 1500억 원까지 확대 발행하고 미래신산업인 웹툰,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특화시켜 창업보육센터와 창업특구로 연결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생태도시 순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교육·생태·경제를 연계한 ‘3E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생태경제도시로 전환에 나선다.
허 시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 중 하나는 ‘오아시스 창업’이다.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오면 성공 신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 순천’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제2회 오아시스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호남권 최대 창업보육센터가 완공된다.
허 시장은 “안정적인 자금 지원을 위해 창업펀드를 조성하고 역세권 일원에 창업특구를 구축해 순천형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며 “역세권 창업특구는 도시재생 사업의 인프라와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지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을 조상했다. 내년에 열리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에는 ‘대한민국 정원도시 1호’를 준비하고 있다. ‘정원에 삽니다’란 박람회 주제어에 맞게 도시전체를 정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정원을 만들 수 있도록 정원을 표준화하겠다는 구상도 준비 중이다. 정원수, 화훼류, 자재, 장식품 등을 순천만가든마켓 중심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원이 취미를 넘어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정원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허 시장은 “현재 24개 읍·면·동 시민정원추진단을 중심으로 동네 곳곳에 한뼘정원, 한평정원 등 나만의 정원이 조성되고 있다”며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선포하는 도시정원진흥법 제정도 추진해 도시정원협의체 구성 등 정원도시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 3대 도시의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우수한 교육 여건과 생태환경 중심의 도시 정책을 기반으로 문화, 교육, 복지, 안전 분야에서 살기 좋은 정주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허 시장은 더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옛 도심에 자리한 교도소와 터미널 등을 외곽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도시가 커지면서 교도소, 터미널, 지방산업단지 등이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교도소 자리에 박물관을 만들고 터미널과 지방산단을 외곽으로 이전해 쾌적한 도시공간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비대면 안심 관광지 선정에 이어 최근 전남 1호 ‘K-웰니스 도시’로 선정된 순천시는 포스트 코로나에 맞춘 관광도 준비하고 있다. 허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개별화, 소규모, 비대면 등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맞춰 세계유산투어, 미식투어, 캠핑장 확대 등 생태문화미식이 어우러진 관광을 선보일 것”이라며 “대표 관광지에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축하고 랜선여행 콘텐츠를 제작해 비대면 관광산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