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제조업 활성화하려면

김기준 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지난 24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를 비롯해 기계·자동차 등 300만 제조업 종사자가 소속된 주요 협회로 구성된 ‘산업연합포럼’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들에게 제조업 위기와 재도약을 위한 과제를 건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과도한 각종 국내 규제에 노출된 우리 제조업의 위기를 정확하게 공유하고 차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조업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함을 전달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코로나19 변종의 지속적 출현, 탄소 중립 선언, 디지털 전환,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회복 노력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중 갈등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리 제조업의 대외 여건은 극도로 불확실해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주 52시간 노동,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비용의 급상승 대비 생산성의 더딘 향상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생산 인력의 고령화, 중대재해처벌법 포함 기업 규제 확대 등 제조업의 위기가 심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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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중요성은 코로나19로 국경 간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더욱 부각됐다.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우리나라의 경우 격리 생활에 필요한 물품 등의 수출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일부 반사이익이 있었던 반면 제조업 기반이 부족하고 관광 등 서비스업의 비중이 컸던 이탈리아·스페인 등의 국가들은 혹독한 경기 침체를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수출 주도형 경제 발전 전략을 추진 중인 우리는 다음의 제조업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먼저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제조업혁신전략회의’를 신설·운영하면서 제조업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네거티브 규제 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원칙적인 규제 철폐, 존치가 필요하다고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예외적 존치’를 인정하자. 둘째, 신규 규제를 1개 도입할 때 기존 규제 2개를 폐지하는 미국식 ‘투포원룰(two for one rule)’을 입법화해 국회의 입법에도 적용하자. 셋째, 오는 2050년 탄소 중립과 2030년 탄소 감축 방안을 산업계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산업 성장과 탄소 중립을 동시에 달성하자. 넷째, 우리나라의 제조업 강점을 토대로 수소운반선 등 수소 관련 산업과 수소환원제철 등 수소 활용 산업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자. 다섯째, 미영독일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노동자 해고 요건 완화, 다양한 고용 형태 인정, 최저임금제도 정비 등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 개혁을 추진하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행히도 양당을 대표해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업계·학계 전문가들과의 토론 과정에서 우리 제조업의 위기 상황에 공감했고 대선 후 구성될 인수위에서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부디 300만 제조업 종사자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건의 사항들이 새로 출범할 정부에서 하루빨리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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