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 국방부 해킹' 다음날 크렘린궁 사이트 '다운'… 가열되는 사이버 전쟁

'어나니머스' 공격 배후 자처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공식 사이트 접속이 26일(현지 시간) 차단됐다. 러시아 국방부 사이트가 해킹당한 지 하루 만에 사이버 공격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가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후 그간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벌어졌던 사이버 공격이 러시아에서도 본격화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사이버 전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크렘린궁 사이트가 다운됐다.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어나니머스는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어나니머스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의 검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 웹사이트를 다운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어나니머스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크렘린의 야만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며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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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같은 날 자신들이 러시아 국방부 사이트를 마비시키고 데이터베이스(DB)를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러시아 매체 ‘RT뉴스’ 사이트도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국제 해커 집단 결집에 나서면서 러시아를 타깃으로 한 해킹 공격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해커들이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과 금융회사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달라는 텔레그램 채널 링크를 올렸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사이버 공격 대상으로 천연가스 대기업인 가스프롬과 러시아 대형 은행인 스베르방크·VTB 등을 언급했다.

페도로프 부총리가 공개한 텔레그램 채널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해외 모든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영어로 개설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사이버 전쟁이 양국을 넘어 다른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가 제재 카드를 꺼낸 서방국가들에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우크라이나 기관들에 대한 추가적인 와해 공격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의도하지 않게 다른 나라의 기관들로 번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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