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식료품 등에 들어간 금액은 늘어났지만 실질적인 소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 소비 지출 비중을 보여주는 평균 소비 성향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월평균 소비 지출(254만 7000원)의 15.8%가량인 40만 4000원을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를 사는 데 썼다.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 비중이 22.9%로 가장 컸고 2분위(17.6%), 3분위(16.3%), 4분위(15.3%), 5분위(1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액은 1년 전보다 2.3% 늘었다. 육류(8.5%), 빵 및 떡류(6.5%), 과일 및 과일 가공품(5.2%), 곡물(3.3%) 등 대부분 품목에 대한 지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소비 지출을 보면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속에 쓰는 돈은 늘어났지만 실질적인 소비량은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5%)을 웃돌았다.
한편 같은 기간 가처분 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은 24.4%를 기록하며 지난 2020년 4분기(23.3%) 대비 1.1%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소득 수준 1분위 가구는 절반을 훌쩍 넘는 57.6%가 적자였고 2분위(26.3%), 3분위(17.5%), 4분위(13.1%), 5분위(7.8%) 등 순이었다.
이에 가계는 점점 더 소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가계의 처분 가능 소득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 성향은 67.3%로 1인 가구 기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