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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 2000억 ‘실탄 장전’…'중소형證 넘버원' 꿰찰까

상반기 중 신종자본증권 발행 예정

자본 1.36조…신영·현대차證 제쳐

트레이딩 비중 늘려 수익원 다변화

재무비율 개선…신용도 향상 기대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3년 연속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 온 하이투자증권이 이번에는 2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해 성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자본 총계 기준으로는 신영증권과 현대차증권을 제치고 국내 14위 증권사로 올라섰다. 늘어난 실탄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중됐던 사업 구조를 트레이딩 사업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선두급 중형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2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020년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1조 원대로 올라선 뒤 2년 만의 자본 확충이다. 이번 조달이 마무리되면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 3600억 원에 육박한다. 신영증권(1조 3000억 원)과 현대차증권(1조 1590억 원)을 누르고 ‘자기자본 14위 증권사’ 예약을 앞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상반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전액을 DGB금융지주가 인수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으로 발행 회사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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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확충은 특정 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트레이딩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사업 중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고유 자본으로 주식 등을 매매해 수익을 내는 세일즈&트레이딩(S&T)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5년 전 S&T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10% 안팎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4.2%까지 확대됐고 올 1월 조직 개편에는 S&T사업본부를 S&T총괄로 확대 개편하면서 한껏 힘주고 있다. 이번에 늘어난 자본을 바탕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운용에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도 개선 또한 이번 자본 확충이 노리는 점이다. 부동산 PF 사업 의존도가 높은 탓에 경쟁사에 비해 큰 자기자본 규모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하이투자증권의 한계로 지목돼 왔다. 우량 PF 딜을 처리한다 해도 비교적 낮은 신용도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며 이번 확충으로 이 같은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재무비율 개선을 통해 장기 신용 등급 상향이 예상된다”며 “이번 결정은 특정 사업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자기자본 운용, 부동산 등 기존 강점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취임한 홍원식(사진)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신년사에서 “증권업은 전형적인 자기자본 비즈니스”라고 규정하면서 “회사의 튼실한 물적 자본 기초를 강화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자본 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2018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DGB금융지주로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은 증시 호황과 맞물려 성장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은 16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018년(459억 원)과 비교해 260% 이상 급증한 액수이자 자본 총계가 1조 원대인 국내 중소형 증권사 중 최대였다.

DGB금융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 활용해 자산관리(WM)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은 서울 여의도에 대구은행과의 복합 금융 점포를 개설해 국내 총 8개의 복합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자본을 밑거름 삼아 트레이딩 사업 확대, PF 부문의 수익성 유지는 물론 WM과 디지털 융합도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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