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행복을 미루지 말고 돈 긁어라" 2030, 1억짜리 스니커즈로 '플렉스'

한국사회 바꾸는 뉴파워 2030

<상> 변화 핵심 동력된 디지털 세대

래퍼 ‘염따’가 웹툰 작가 주호민에게 ‘2030의 플렉스(flex)’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래퍼 ‘염따’가 웹툰 작가 주호민에게 ‘2030의 플렉스(flex)’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남들은 못 산다' 차별화 내세워



초고가 명품·한정판 상품 집착

"소비로 관심사·정체성 드러내"


유명 래퍼 ‘염따’가 웹툰 작가 이말년과 주호민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출연했다. ‘명품전문가 염따 님의 Flex 설명회’라는 영상은 조회 수 300만 회 가까이 기록했다. 염따가 명품에 문외한인 주 작가에게 “행복을 미루지 말라. 돈(카드)을 마구 긁어라”라며 꾸짖는 엽기적인 콘셉트로 진행돼 2030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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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바잉 파워가 무섭다.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남들은 쉽게 살 수 없는 ‘한정판’ 등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30세대의 명품 과시는 경쟁적이다. 단순한 제품 구매를 넘어 남들이 따라 사기 어려운 명품을 사기 위한 쫓고 쫓기는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아무리 고가의 명품이라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흥미를 잃고 더 비싸고 차별화된 명품을 찾는 게 2030세대의 심리다.



덕분에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상품은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지난해 2월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한정판 스니커즈 중고 매장은 개점 후 1년 만에 21만여 명이 다녀갔다. 신발 한 켤레에 1억 원을 호가하는 ‘조던1’ 등 스니커즈 한정판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번개장터 측은 “전체 방문자 중 80%가 18~34세”라고 전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크게 인상해 온 것도 이 같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다섯 차례나 가격을 올린 루이비통은 최근 핸드백 등 주요 제품을 20~30%가량 올렸다. 지난 1월에는 롤렉스·샤넬·디올도 가격을 10~20%씩 인상했다. 핸드백 하나에 1000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지만 명품 업체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2030세대는 TV 광고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보고 구매한다. 수익의 95%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맞춤형 광고에 의존하는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급증했다. 인플루언서 등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교육부 조사에서 초등학생 장래 희망 4위 직업으로 꼽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강하다”며 “자연스럽게 명품 소비와 재테크 등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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