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대출 상환 유예가 4차례나 거듭 연장되면서 금융기관들의 잠재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정부 기금인 중소기업진흥기금과 소상공인진흥기금 대출에 대해 6개월 추가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시행하고 민간 금융기관 대출에 대해서는 이달 중 구체적인 세부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직후인 지난 2020년 4월 1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최초 시행한 뒤 이어 3차례에 걸쳐 연장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문제는 최초 만기 연장 이후 2년 5개월 동안 원리금 상환이 유예 되면서 금융기관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만기연장 270조 원 △원금 유예 14조3000억 원 △이자 유예 2400억 원 등 약 284조4000억 원을 소상공인 등에게 지원했다. 상환 유예 조치가 길어지면 부실 채권이 늘어날 수 있고 금융기관들은 그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기 떄문에 잠재적인 건전성 악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에도 대통령이나 국회를 중심으로 한시 유예 조치를 계속 연장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대출 상환 유예 조치에 더해 소상공인 고용 및 산재보험료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에 대해서도 4~6월 납부분에 대해 3개월 납부 유예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부가세 확정신고 납부기한 일괄 연장 조치는 예정대로 3월 말 종료하되 납세자가 개별적으로 국세청에 기한 연장을 신청할 경우 최대한 허용할 방침이다. 이달 만료인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연장하는 조치도 시장 상황 등을 점검해 이달중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리 경제에 위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 경제팀은 정부 교체기 마지막 순간까지 정책 수행에 한치 흐트러짐없이 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