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팩트체크] 李·尹 공약집에 재정계획 있나

조달방안 등 공약가계부 빠져

매니페스토 제출자료도 부실

沈 '세부적 소요 계획' 담아 유일

18대·19대 대선땐 全후보 적시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3차 토론회에 참석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성형주 기자지난 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3차 토론회에 참석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성형주 기자




“다들 정책 공약집을 냈습니다. 그런데 공약별 예산이나 재정계획을 낸 분은 한 분도 없습니다. 저 빼고.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마지막 TV 토론(사회 분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세 명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세 후보의 공약집에 공약 가계부로 불리는 △공약 이행 총소요 재원 △공약별 세부 재원 △조달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세 후보 모두 “냈다”며 반박했다.



서울경제의 검증 결과 세 후보가 공약집을 통해 공약 가계부를 낸 사실은 없다. 네 후보의 공약집 중 공약 가계부를 실은 것은 심 후보가 유일하다. 공약집은 각 후보들이 그동안 발표했거나 준비한 공약을 총망라해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자료다. 따라서 공약집에 공약 가계부를 담는 것은 국민들에게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편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하는 행위라고 평가된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공약을 발표하고도 이에 필요한 총재정 규모가 얼마인지, 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공식 재정 공약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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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는 “예전에 후보들은 부실하지만 정책 공약집에 재정계획을 다 냈다”고 말했다. 대체로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8대·19대 대선 당시 공약 가계부를 적시했다. 국민의힘은 18대 대선, 국민의당은 19대 대선 때 각각 공약 가계부를 넣었다. 세 후보의 공약 가계부 누락에 대해 지난 10년 전보다 후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세 후보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공약 가계부를 냈다. 이마저도 이 후보는 공약별 세부 재원을 제출하지 않았다. 조달 방안에도 구체적인 수치는 적지 않았다. 또 총소요 재원이 300조 원 이상이라고 밝혔으나 지난주 기자회견에서는 300조~350조 원으로 올려 잡았다. 윤 후보는 주요 공약 9개만 꼽아 세부 재원만 서술했다. 이는 총소요 재원의 58.7%에 불과하다. 이를 종합하면 세 후보의 답변은 ‘대체로 거짓’으로 볼 수 있다.

정의당 선대위는 “해당 답변서는 아직 공약이 최종 완성되지 않은 시점에 작성된 내용”이라고도 지적했다. 심 후보는 “내일이라도 당장 (공약 가계부를) 내야 한다”며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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