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양회 개막] 장기집권 서막 여는 習…'안정' 절실한 시기에 ‘불확실성’ 직면

하반기 3연임 확정 앞두고

경기부진·미중갈등·코로나에

우크라 침공 메가톤급 변수

주택경기 부양·인플레 등

정책기조 제시에 관심 고조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가 4일 개막한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함께 칭하는 양회는 중국 정부의 한 해 정치·경제·사회 등 업무 전 분야의 주요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올 하반기에 열리는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만큼 사실상 이번 양회부터 시 주석 장기 집권의 서막이 오른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양적 성장으로 장기 집권의 기반을 마련한 시 주석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안정’이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시 주석은 불안정한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양회를 맞게 됐다. 경제성장률 하락 압박에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등장했다. 다양한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양회에서 시 주석이 어떤 정책 기조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년간 안정에 집중해온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앞두고 “국내외적으로 어느 때보다 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정책 방향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에서 4분기 4.0%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리커창 총리가 5일 전인대 개막 업무 보고에서 밝힐 목표치에서 중국이 6%대 성장을 포기하고 5%대 수성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전문가들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최소 5%로 밝혔지만 더 야심 찬 목표를 세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주택 경기 침체 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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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방역 조치를 지속할지 여부도 시 주석의 고민거리다. 전염병 통제의 대가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데다 대규모 격리, 검사 등의 비용도 적잖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수 진작 등을 위한 정책 변화를 예상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가 검토되는 홍콩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일상 회복’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래스고대의 제인 더캣 스코틀랜드 중국연구센터 소장은 "만약 오미크론이나 다른 변종이 중국 전역에 퍼진다면 우리는 홍콩과 같은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시 주석에게 예상치 못한 대외 관계의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된 가운데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국제사회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 데 더해 러시아 옹호가 자칫 중국마저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미국·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게다가 2일 우크라이나의 중국인 교민이 러시아군에게 피격되면서 러시아에 우호적이던 중국 내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인 트리비엄차이나의 트레이 맥아버 공동창업자는 "인플레이션의 망령이 베이징 정책 입안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다"고 전했다.

국내 문제 중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에도 출산율 급락이 멈추지 않으면서 노동인구 감소와 고령자 증가가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정부의 연금·의료비 부담 등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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