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글로벌 What] 우크라, 25만 ‘IT 결사대’…러시아 고립·국제 여론 형성 이끌어

■새로운 전선 이끄는 우크라이나 테크 전사들

허위정보 유포 러 사이트 공격

온라인 청원 등 빅테크 압박해

'러 보이콧·우크라 지원' 유도

정보전쟁서 러에 우위 점해

페도로프 디지털혁신장관도

팀 쿡에 서한, 판매중단 성사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지난 26일 ‘IT결사대(IT army)’에 참여해달라고 올린 트윗 /트위터 계정 갈무리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지난 26일 ‘IT결사대(IT army)’에 참여해달라고 올린 트윗 /트위터 계정 갈무리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결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보기술(IT)을 무기로 삼은 우크라이나 ‘테크게릴라'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사이트를 공격하는 한편 빅테크 기업이 러시아 이용자를 고립시키도록 e메일, 온라인 청원 등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으로 결성된 'IT결사대(IT army)'가 25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 각지에서 일하는 테크 인력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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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테크 기업을 상대로 러시아 내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빅테크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회사 클라우드리눅스를 운영하는 이고르 셀레스키는 인터넷 보안 서비스 회사 클라우드플레어에 러시아 뉴스 사이트와의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중립국인 스위스조차 편을 들었듯이 귀사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경우 러시아에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사 관리 서비스 업체 브라이티스트마인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선언한 10여 개의 인터넷 보안, 호스팅 업체 중 상당수는 러시아 고객사와의 계약을 해지했거나 해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는 포춘 500대 기업 5곳 중 한 곳이 우크라이나의 IT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IT 강국인 우크라이나의 특성이 한몫을 했다. 시스템아키텍트,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한 수많은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에게 빅테크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글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직원 수백 명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구글이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을 마련하는 한편 지도와 광고 도구를 우크라이나 상황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는 성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IT결사대(IT army)’가 운영하는 텔래그램 채널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IT결사대(IT army)’가 운영하는 텔래그램 채널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간 정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제 여론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고 미하일로 페도로프 디지털혁신장관은 빅테크를 설득해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성과를 냈다고 WP는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러시아 내에서 애플 제품과 서비스 판매 중단을 성사시킨 것도 페도로프 장관이다. 이 외에도 그의 서한을 받은 50여 개 회사 중 상당수가 러시아 내 판매 중단에 동참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애머슨 브룩 선임연구원은 "그가 빅테크를 대상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동시에 국제 여론을 움직이는 비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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