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7% 증액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국방비 증액을 6%대로 제한했지만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4일 중국 관영 영자매체인 글로벌타임즈는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공개될 예산 보고서 초안에 국방비가 전년 대비 7%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2020년 대비 6.8% 증가한 1조3500억 위안(약 258조 원)의 국방 예산을 발표했다.
중국은 2012~2015년(△2012년 11.2% △2013년 10.7% △2014년 12.2% △2015년 10.1%) 매년 두 자릿수의 국방 예산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2016년부터는 한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병 이후인 2020년 6.6%, 2021년 6.8% 등 최근 2년간은 6%대 성장에 그쳤다.
국방 분야 전문가인 푸치안샤오는 “중국은 국방 지출이 국가 경제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계속해서 군사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이 전염병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에 국방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전문지의 스홍 편집장은 “국방 예산의 7% 증가는 지난 6년간의 대략적인 평균치이기 때문에 타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에서 밝혔다.
군사 전문가이자 TV 해설가인 쑹중핑도 올해 국방 예산의 7% 상승을 예상했다. 그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는 지난해 8.1%보다 낮은 5~6%로 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이 이 때문에 국방예산 증액을 삭감할 리는 없고 오히려 작년보다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직면한 안보 위협과 국제 정세의 변화 등으로 국방력 강화 요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만큼 국방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글로벌타임즈는 미국의 주도 아래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내 중국을 도발했고 쿼드(Quad), 오커스(Aukus) 등의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 협정이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중국 군사전문가는 "차세대 공격용 핵잠수함, 구축함, 전투기, B-21 폭격기, 극초음속 미사일 등 미국의 새로운 무기와 장비도 중국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대만이 미국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도 중국 안보에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와의 국경 분쟁 역시 교착 상태에 있는 미해결 상태라며 국방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푸치안샤오는 “이런 상황은 중국이 예산 증액을 통해 국방 능력을 강화해야 함을 의미한다”며 “중국의 국방비는 GDP의 1.3%로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방 예산을 늘려 중국 군의 현대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예산은 올해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하고 J-20 스텔스 전투기의 생산을 확대하고 핵무기 현대화에 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군사 대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 되는 2027년까지 '군 현대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군사 비전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 로드맵을 달성하려면 수년에 걸쳐 국방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