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나이키, 러시아 내 모든 매장 폐쇄…블랙록, 러 증권 구매 중단

■글로벌 기업 '러 엑소더스'





글로벌 스포츠 용품 업체인 나이키와 세계 최대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3일(현지 시간)부터 러시아 내 모든 매장을 닫기로 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모든 고객사에 대한 제품 선적을 중단했다. 앞서 러시아에서 발을 뺀 애플·쉘·포드·비자카드 등에 이어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러시아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서방의 제재로 사업 환경이 악화한 러시아를 ‘손절’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나이키가 이날부터 러시아 내 모든 매장을 일시적으로 닫는다고 전했다. 1일 러시아에서 온라인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의 결정으로 사실상 러시아에서의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이다.



스웨덴 가구 업체인 이케아도 러시아 내 전체 매장을 폐쇄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원자재·상품 구매를 중단한다. 러시아는 이케아에 10번째로 큰 시장으로 이케아를 소유한 잉카그룹은 러시아에 매장 17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끝난 회계 연도의 러시아 내 매출액은 16억 유로(약 2조 1394억 원)로 이케아 총매출액의 4%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반도체 회사인 인텔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고객에 대한 모든 제품의 선적을 중단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엔비디아·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러시아에 반도체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미국 정유사 ‘파퍼시픽홀딩스’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유사가 러시아산 원유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자사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러시아 증권의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도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은행이 발급한 카드를 자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을 포함해 러시아 내 사업 중단 의사를 밝힌 기업들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향후 전쟁이 장기화하고 서방의 제재 역시 강도를 높일 경우 정부의 제재와 러시아 사업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을 피하려는 기업들의 탈러시아 행보는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 회사 올리버와이먼의 대니얼 타네바움 글로벌 제재 책임자는 “서방의 제제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가 쿠바나 이란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제 발로 러시아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