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남색 외투를 입고 사전투표한 것으로 알려지자 여권 일각에서 이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은 과거 국정농단 검찰 수사와 영장실질심사 때 입었던 외투와 같은 옷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해 말 특별사면된 이후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서울병원 인근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가 아닌 묶음 머리에 남색 코트를 입은 차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휠체어를 타지 않고 혼자 걸어서 투표를 마쳤다.
이에 여권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에서 “박근혜가 남색 외투를 입고 사전투표했다는 증언이 언론에 등장했다. 남색은 영어로 딥 블루(deep blue), 짙고 깊은 파란색”이라며 “투표소 선관위 직원 장갑의 희물그레한(희묽은) 파란색에도 화들짝 민감하게 반응했던 국민의힘이 어떤 논평을 낼지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외투 색이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가깝다는 의미였다.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의 박시영 대표도 “박근혜 ‘남색 옷’ 입고 투표, 홍준표 ‘파란 마스크’ 쓰고 투표, 속마음 드러낸 것일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 당시 영치했던 신발과 외투를 건네받아 입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사저를 매입해 전입신고를 마친 상태다. 사전투표는 거주지와 상관없이 투표할 수 있으므로 이날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해 주면서 선거권을 회복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