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전쟁 여파로 고물가·저성장 ‘슬로플레이션’ 우려

수출 경기 하강에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전환에 물가도 불안

오는 2분기 경기 재침체 빠질 수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면서 성장세는 둔화되는데 물가만 높아지는 이른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구조가 비용 인상에서 수요 견인으로 전환되는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발발의 파급 효과로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슬로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슬로플레이션은 경기 둔화 상태에서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경기 침체 상태에서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보다 강도는 낮지만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동반 상승하면서 경제적 고통이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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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이번 전쟁이 서방 세계의 러시아 수출·금융 규제와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국내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 우리 수출 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수입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도 줄어들 수 있다. 또 국내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소비·투자 심리가 위축돼 내수시장 침체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인플레이션 유발 구조 전환도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까지 국내 물가는 에너지 등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성격이 강했는데 점차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서 시장 수요 급증하면 확대 재정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맞물리면서 물가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오미크론 유행 강도가 예상을 넘어 장기화될 경우에도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전쟁부터 인플레이션 등 각종 리스크 요인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 오는 2분기 경기가 재침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경기선행지수 등을 살펴봤을 때 경기 하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른 소비 시장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평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분쟁 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원부자재 공급 이슈에 대해 경중을 감안해 대응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라며 “경제 펀더멘탈(기초 체력) 건전성 강화와 함께 금융시장 변동성 축소에도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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