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우크라 사태 의식? 中 ‘평화’ 강조…국방예산은 7.1% 늘렸다

리 "하나의 중국·92공식 견지

양안 평화발전·조국통일 추진"

국방예산, 3년만에 최대폭 증액

美동맹에 군사력 증강 맞대응


중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의식한 듯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국제 관계에서도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평화 외교를 강조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평화를 역설했지만 중국은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국방 예산을 늘려 군사력을 증대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영향력 확대를 강하게 견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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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 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정책과 방침을 견지해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해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과 조국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은 국가로 중국만 인정할 뿐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주장이고 ‘92공식’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 국가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다. 이를 근거로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리 총리의 ‘평화’ 강조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국제사회도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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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일국양제(한 국가의 두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중앙정부의 전면적인 통치권’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이 중국과의 통합을 통해 장기 번영과 안정을 누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 행위와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외교·군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대만과 미국을 모두 비난했다.

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1% 늘린 1조 4504억 5000만 위안(약 279조 원)으로 책정한 것도 이 같은 입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군사력을 증강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2년(2020~2021년) 동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6% 증액에 그쳤으나 올해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국방 예산을 7%대로 늘릴 만큼 중국에는 군사력 확보가 중요한 시기다.

미국은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으로 동맹국을 규합하고 남중국해·대만해협 등에서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최근 인도 국경 지역의 유혈 충돌이 발생한 것도 골칫거리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현대식 군사 물류 시스템, 군 자산 관리 시스템, 무기 장비의 현대화 관리 시스템 등의 건설과 국방 과학기술 혁신 등을 가속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앞서 중국 관영 영자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27년까지 ‘군 현대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수년에 걸쳐 국방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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