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국내 기업들의 물류난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러시아 극동 노선 운항을 거부하면서 현지에 생산·판매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러시아행 물품 출하를 지난 5일부터 중단했다. 삼성전자 측은 “선적이 중단되면서 러시아에 수출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페이·삼성갤럭시스토어·삼성숍 등에 대한 접근 차단을 포함해 삼성 제품과 서비스의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물류난으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005380)는 일주일가량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 이달 생산 물량도 절반으로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세계 1·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이 러시아행 선적과 운항을 중단했다”며 “물류난 장기화 시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공장 폐쇄,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10일째인 5일(현지 시간) 양측이 합의한 인도주의 통로 주변 임시 휴전은 지켜지지 않았고 주요 전선에서 교전이 계속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제재는 선전포고와 비슷하다”면서 “누구든 우크라이나에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경우 러시아는 이를 전쟁 개입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서종갑 ·맹준호 ·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