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역 군인 수천 명이 우크라이나 참전에 자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와 직접 싸우겠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며 전역 군인들이 단체를 꾸려 현지에 합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도 등장했다.
퇴역 군인인 데이비드 리바르도는 "나 같은 이들 다수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당장 총을 잡고 현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원자'라는 단체에서 의용군으로 참전하고 싶은 전역 군인이나 전장에서 유용한 기술을 가진 일반인을 선별해, 이들을 비행기 표와 각종 장비를 지원해주는 기부자와 연결해주고 있다. 그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사람이 모였다. 너무 많은 사람이 나서길 원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요 군사전문매체인 밀리터리 타임스는 이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과 합류할 수 있는 절차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의용군으로 나서고픈 이들은 주미 자국 공관에 문의하라고 안내 중이다. 일부 전역 군인은 실제로 연락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주 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도 미국에서만 3천 명 가량이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국인 군단을 설립하고 있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NYT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그의 발언이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뚜렷한 가치를 좇으며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 후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자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참전했지만 현지에 최종 임무에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로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외국인 자원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일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런 '외인부대'에 대해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 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외국의 의용군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던 우크라이나 국민도 참전하기 위해 고국으로 귀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은 5일 우크라이나 남성 6만6천224명이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자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