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가격 불안 등 대외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도 제조업 등에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는 등 경기 회복세는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KDI는 7일 ‘3월 경제동향’을 발간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이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성장이 둔화됐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기준 전산업생산은 4.3% 증가했지만 전월 상승률(6.8%)보다는 축소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서비스업 생산, 기업심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았지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KD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BSI 전망은 모두 전월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전 조사된 만큼 그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다 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월 수출이 20.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수출은 대부분 품목에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이지만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물가 또한 지난 2월 3.7% 올라 벌써 5개월 째 3%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4.3% 오르면서 서비스 물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최근 급등하는 국제유가가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 등 주요 품목의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금융시장 또한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다. 세계경제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및 고물가 지속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국 장기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2월 말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하면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