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장악한다면 그 다음은 명백하게 이 곳이 될 것입니다.”(알렉산데르 니키텐코 몰도바 바르니차 시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루한스크(루간스크)와 도네츠크를 시작으로 마리우폴과 헤르손·멜리토폴 등 남부 도시 대부분을 사실상 장악하면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몰도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향해 진격하면서 바르니차처럼 오데사 서쪽에 위치한 몰도바 도시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몰도바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평화유지군’을 보내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것처럼 몰도바의 친러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이용해 몰도바를 침공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도시로 지난 1992년 분리주의자들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몰도바와 전쟁을 벌인 끝에 독립을 선언한 곳이다. 이들의 독립 선언은 정식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분리주의자들은 바르니차를 비롯해 트란스니스트리아 영토가 몰도바에 속해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트란스니스트리아에는 이미 1500명 상당의 러시아군이 평화 유지와 옛 소련 시절의 군수품 은닉처 보호를 목적으로 주둔하고 있다.
최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발언도 몰도바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TV 브리핑을 가졌는데 당시 그가 제시한 지도에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점령한 후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진입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그 이후 몰도바 주재 벨라루스 대사는 이것이 ‘실수’였다며 사과했지만 몰도바의 우려를 떨치기에는 역부족이다.
몰도바가 최근 유럽연합(EU)에 가입 신청을 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몰도바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에도 가입되지 않은 상태다. 알렉산드루 플렌체아 전 몰도바 부총리는 “국민들이 문자 그대로 공포에 떨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난민이 되기 전에 이민을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