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8조 들어온다더니…신통찮은 MSCI 반사익

[코스피 3거래일째 하락 2622]

관측과 달리 외인·기관 팔아치워

개인 사흘 동안 3.8조 폭풍 순매수

이달말 JP모건채권지수서도 제외땐

러시아 디폴트 위기 부추길 가능성

16일 FOMC 긴축 방향도 불확실

전문가 "저점 기대보다 신중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교전 장기화와 그에 따른 원유·곡물·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폭등 속에서 8일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시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퇴출에 따른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으로 8000억~9000억 원 상당의 자금 유입이 있으리라는 관측과 다르게 외국인·기관은 이날도 강한 매도세를 이어갔다. 다만 코스피는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증시와 비교해 1%대의 낮은 하락 폭으로 마감해 증시 저점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자재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을 결정지을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러시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대형 이슈가 즐비한 상황에서 긴장감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91포인트(1.09%) 내린 2622.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에서만 각각 4766억 원, 2927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나스닥이 3.62% 급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95% 내려 2020년 10월 이후 일일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일본 닛케이(-1.71%), 중국 상하이(-2.31%), 대만 자취엔(-2.06%) 등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서도 낙폭이 작았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전쟁과 원자재 폭등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위축 속 물가 상승) 공포로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이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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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시의 상승 폭이 다른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최근 3거래일간 3조 8000억 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를 방어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역할도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코스피가 이제 바닥을 친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높다 .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금융 제재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최근 증시 변동성을 대폭 키운 원자재 가격 폭등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며 러시아의 디폴트라는 또 다른 악재가 급부상했다. 서방국가가 보유한 러시아 외화 자산이 동결됐고 오는 12일부터 달러 결제망 이용이 제한되는 등의 조치로 인해 러시아가 달러로 발행한 채권의 이자 지급이나 상환 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말까지 7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이자 상환이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16일이 1차 디폴트 가능일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31일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모든 채권지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며 러시아 국채나 가스프롬 등 국영기업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도 급격히 위축되며 디폴트 위기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러시아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16일 열리는 미국 FOMC도 증시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 마당에 급격한 금리 인상을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밖에도 코스피는 10일 쿼드러플 위칭데이,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200 편입이 예정돼 있어 대외 불확실성에 실적 불안, 수급 부담까지 가중될 수 있다”며 “단기간에 코스피가 급격한 변동성 확대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주 코스피가 2500선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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