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그 누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의 표심이 확인됐다. 양 진영에서는 야권 단일화나 젠더 이슈 등 다양한 요인을 근거로 자신들의 우위를 주장해왔지만 모든 예측이 무색하게 됐다.
9일 방송사 출구조사는 지역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호남과 40대에서 우세가 두드러졌다. 윤 후보는 영남 및 60대 이상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전남(83.7%), 광주(83.3%), 전북(82.6%) 등 민주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반대로 대구(72.7%), 경북(72.1%), 부산(57.8%) 등 영남권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수도권에서는 두 후보가 승패를 나눠 가졌다. 서울에서는 윤 후보(50.9%)가 45.4%를 기록한 이 후보를 앞섰지만 경기에서는 이 후보(50.8%)가 윤 후보(45.9%)에게 우위를 보였다. 캐스팅보터로 분류되는 충청권에서는 박빙인 양상이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대전 47.3% 대 48.2%, 세종·충남 47.2% 대 48.2%, 충북 45% 대 50.3% 등으로 예상 득표율이 엇비슷했다.
JTBC가 자체 실시한 출구조사의 지역별 예상 득표율을 보면 윤 후보는 서울, 대구·경북 등 5곳에서, 이 후보는 경기, 인천 등 4곳에서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윤 후보가 51.2%로 이 후보(45.2%)를 앞섰다. 이 후보는 경기에서 51.9%, 인천에서 49.6%로 우위를 점했다. 윤 후보는 경기에서 44.2%, 인천에서 45.7%를 기록했다. 광주·전라에서는 이 후보가 86.5%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윤 후보는 이 지역에서 11.7%에 그쳤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윤 후보가 각각 71.8%, 58.2%로 이 후보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3.8%, 부산·울산·경남에서 37.6%를 기록했다. 대전·세종·충청에서는 윤 후보가 48.2%, 이 후보가 47.2%의 예상 득표율을 보여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목할 점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상대 진영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역대 민주 진영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0% 선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 후보가 이를 훌쩍 뛰어넘어 20% 중반대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등에서도 예상 밖 선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 후반대의 지지는 19대 대선에서 부산 출신인 문재인 당시 후보가 나타낸 득표율과 비슷한 수치다.
윤 후보 역시 서진 정책을 펼친 것이 일부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호남 지역에서 보수 후보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가 10% 중반의 지지를 얻을 경우 역대 보수 진영 후보 중 최다 득표를 경신하게 된다.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에서 맞아떨어진다면 이번 대선의 승자는 역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20만여 표의 초박빙 격차로 승리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 투표율은 77.1%다. 투표에 참여한 약 3406만 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 결과 격차인 0.6~0.7%포인트를 대입하면 약 20만 4000~23만 8000표의 격차가 예상된다.
과거 가장 적은 격차로 당선된 사례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은 제15대 대선이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1032만 표를 받아 993만 표를 얻은 이 후보에게 39만 표 차이로 신승했다.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1201만 표를 받으며 1144만 표를 획득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 57만 표로 승리한 바 있다. 19대 대선에서는 1342만 표를 받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785만 표를 득표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557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