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뉴요커의 아트레터] 뉴욕경매로 보는 상반기 미술트렌드

3월 첫주 런던 이어 뉴욕 경매주간

세실리 브라운, 사라휴즈 등

블루칩 여성작가 강세…예상가 10배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의 '전후 및 현대미술 경매'의 출품작 전시 전경.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의 '전후 및 현대미술 경매'의 출품작 전시 전경.




지난달 중순 프리즈LA가 끝난 후, 미국 내 미술시장의 관심이 서부에서 동부로 옮겨왔다. 3월 둘째 주 뉴욕에서는 3대 메이저 경매 회사인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Christie’s), 필립스(Phillips)의 현대미술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9일(이하 현지시간) 필립스를 시작으로 10일 크리스티, 11일 소더비 순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매년 봄 이 시기에 열리는 경매들은 어떤 작가들에 대한 수요가 쏠리는지를 확인하기에 좋은 기회다.



소더비는 11일 ‘Contemporary Curated’라는 제목으로 177점의 현대미술 세일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2일 런던 소더비의 ‘근현대미술 이브닝세일’에서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1961년작 ‘빛의 제국’이 약 6,000만 파운드(약 970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경매기록을 경신했다. 3월 첫 주 런던의 분위기가 이번 주 뉴욕으로까지 넘어올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기간 런던경매에 출품된 ‘블루칩’ 여성 작가 인 플로라 유크노비치(Flora Yukhnovich)의 작품 ‘Warm, Wet ‘N’ Wild, 2020’이 경매 예상가 20만 파운드를 10배 이상 넘긴 약 270만 파운드(약 44억원)에 낙찰되는 등 여성 작가의 작품들이 대거 주목받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사라 휴즈의 작품들. 각각 20만 달러의 예상가가 책정됐다.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사라 휴즈의 작품들. 각각 20만 달러의 예상가가 책정됐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와 쿠사마 야요이의 아성을 잇는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의 페인팅 ‘Girder and Joist, 2009’가 시작가 48만 달러, 샤라 휴즈(Shara Hughes)의 페인팅 ‘Ignoring the Present, 2018’이 35만 달러에 선보인다. 앞선 런던 경매에서 휴즈의 작업 또한 경합 끝에 예상가의 10배 이상에 낙찰됐기에 뉴욕에서도 가격이 유지될지 관심사이다. 지난해 말 101세로 작고한 웨인 티보(Wayne Thiebaud)의 60년대 소형 페인팅 두 점이 각각 140만 달러(약 17억원)에 출품돼 눈길을 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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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리는 뉴욕 크리스티의 'Post-War to Present' 세일에 출품된 제프 쿤스(Jeff Koons)의 ‘Travel Bar, 1986’(예상가 120만 달러).10일 열리는 뉴욕 크리스티의 'Post-War to Present' 세일에 출품된 제프 쿤스(Jeff Koons)의 ‘Travel Bar, 1986’(예상가 120만 달러).


크리스티는 3월 첫 주 런던과 상하이에서 온라인 라이브 경매를 진행했다. 런던의 ‘20세기와 21세기 미술 이브닝세일'에 메인 작품으로 소개된 프란츠 마크(Franz Marc)의 페인팅 ‘The Foxes, 1913’은 약 4300만 파운드(약 697억원)에 낙찰됐다. 소더비 경매에서도 ‘뜨거웠던’ 유크노비치와 휴즈의 작품이 각각 약 190만 파운드(약 30억원), 48만 파운드(8억원)로 예상가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크리스티는 뉴욕 시간으로 10일 '전후 및 현대미술(Post-War to Present)’ 경매를 진행한다. 총 184점의 출품작 중 제프 쿤스(Jeff Koons)의 ‘Travel Bar, 1986’(예상가 120만달러·약 15억원)이 메인 작품으로 소개됐다. 휴즈의 회화 ‘That’s a Wall of Plants, 2007’ 와 ‘Half Pipe, 2006’ 두 점이 예상가 약 20만 달러로 출품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리스티는 출품작가군의 스펙트럼이 좀 더 다양한 편이다.

9일(현지시간) 진행되는 필립스 경매 회사의 현대 미술 경매 'New Now' 전시 전경.9일(현지시간) 진행되는 필립스 경매 회사의 현대 미술 경매 'New Now' 전시 전경.


필립스 또한 지난주 런던 경매에서 블루칩 여성작가 유크노비치, 휴즈 등의 작품을 출품해 예상가를 상회하는 낙찰 기록을 세웠다. 필립스는 9일 ‘New Now’라는 제목으로 총 195점 현대미술 세일을 진행했다. 필립스는 기존 양강 경매 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젊은 고객층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중이다.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매 회사답게 신규 컬렉터들도 입찰을 고려해, 출품작의 절반 이상이 예상가 2만 달러 안팎의 합리적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필립스에 출품된 작가들 또한 신진 아티스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갤러리 현장에서 활발히 전시 중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필립스 전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몇 해 전 뉴욕 페로탱 갤러리 (Perrotin)에서 개인전을 한 박가희 (GaHee Park), 잭 헨리 갤러리(Jack Hanley)에서 전시했던 스스무 카미조 (Susumu Kamijo) 등을 비롯해 클로에 와이즈(Chloe Wise), 로버트 나바(Robert Nava)와 같은 젊은 블루칩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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