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70년 무노조 경영' 깨지나…CJ제일제당, 노조결성 임박

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청서 제출

한국노총 식품산업노동연맹 소속





1953년 설립 이후 줄곧 '무노조 경영'을 해온 CJ제일제당(097950)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CJ그룹 입장에서는 최근 CJ대한통운이 강성 택배 노조 시위로 몸살을 크게 앓았던 터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 노조가 설립되는 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임직원 일부는 최근 노조 집행부를 꾸리고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식품산업노동연맹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현재 카카오톡과 구글폼 등을 통해 노조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 807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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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는 "등기 임원을 제외한 CJ제일제당 법인 임직원 모두 노조에 가입할 수 있으며, CJ그룹 다른 계열사의 경우 필요하면 한국노총과 연결해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가입자 본인이 가입 여부를 발설하기 전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측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다"며 "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 내에서도 특정 인원을 제외하면 가입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집행부는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노조 설립 사실을 임직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자신을 CJ제일제당 노조위원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은 "CJ제일제당에서 많은 분이 바라셨지만 아무도 가지 못했던 노동조합의 길을 가보려 한다"며 "합리적인 보상, 그동안 무시됐던 요구 등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어 보여줄 때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조용히 많은 분들이 가입하고 있다”며 “많은 가입 및 지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노조 설립에 대해 CJ대한통운에서 발생한 노사 갈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최근 불법 사옥 점유까지 감행하며 논란을 빚었다. 노조 설립이 공식적으로 노동부에서 인정을 받으면 CJ제일제당 70여 년 역사에 첫 공식 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만큼 이번 노조 설립이 앞으로 CJ제일제당 운영 전반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한 삼성전자도 최근 창립 53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맞닥뜨린 바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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