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비건과 가치소비 트렌드 잡아 MZ세대 공략에 성공”

■ 유혜경 앤유카페 대표

디자이너로 회사생활 하다 비건 카페 창업

모든 재료에 공정무역이나 유기농 제품만 사용

사진=앤유카페사진=앤유카페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소비 주도세대로 주목받으면서 ‘비거니즘’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무조건 육식을 배제하는 과거의 비거니즘에서 벗어나,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이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비건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MZ세대의 가치소비, 그리고 비건 트렌드에 대응한 성공 사례로 앤드유카페(And유Cafe)를 소개하고자 한다.



앤드유카페는 지난 2018년 4월 5일 식목일에 문을 연 비건 카페로 식사, 음료, 디저트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비건에 대한 정보와 환경 및 동물권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건강한 공간이다. 제주 한림에서 비건 카페인 앤유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유혜경 대표를 만났다.

- 반갑다. 비건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이전에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잠시 터닝 포인트를 갖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영국으로 떠나 지내던 중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됐고, 비건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이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대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옳지 못한 삶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살아가고 싶어서 비건을 택했고, 작지만 나의 목소리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더 나은 삶의 방법을 알리고 싶어 비건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 비건 카페를 창업 및 운영하면서 겪었던 위기나 어려움이 있다면.

“비건 인증 제도나 체계가 없는 한국에서 비건 카페를 운영하기가 어려웠다. 생각보다 카페에서 사용해야 하는 식재료는 정말 많은데, 이 식재료들의 성분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고 제조 회사에 일일이 문의해 비건에 적합한지 여부도 확인해야 했다. 카페 창업, 운영, 고객응대, 카페에서 거의 매일 평균 13~14시간 정도 고강도 육체노동에 더불어 이런 성분들의 조사까지 해야 하니 비건 카페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 다른 비건 카페와 차별화된 앤유카페만의 특색이 있다면.

“카페 내에서 사용하는 커피, 채소, 밀가루 등 대부분의 재료는 공정무역이나 유기농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 차별점인 것 같다.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시작한 비거니즘인 만큼 가능한 한 모든 부분에서 같은 맥락의 삶을 지향하고 싶다.”


- 비거니즘에서 더 나아가 동물보호와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위해 앤유카페에서 하는 노력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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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을 의식주 생활 전반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올바로 된 방향을 제시하고자 더 노력하고 있다. 우선 카페 내에 비건 관련 자료들과 책들을 비치해놓았고 카페 SNS를 통해서도 비거니즘을 알리려고 하고 있다. 또한,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은 물론 생분해 플라스틱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 역시 특정 분해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썩지 않아 일반 플라스틱과 다른 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테이크아웃은 본인의 포장 용기를 가져와 주기를 항상 당부드리고 있다. 이외에도 종이 용기 유상 제공이나 스테인레스 다회용기 대여 등 환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 대외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난 2020년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진행한 ‘나는 동물이다’ 전시나 농장 개들의 중성화 수술비 마련을 위한 자선 바자회 개최 등의 직접적인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중 모금을 계속 진행해서 국내 최초의 농장 돼지 생추어리를 후원하고 있다.”

- 최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비건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건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열풍을 체감한 적이 있나.

“확실히 해를 거듭할수록 젊은 층의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무래도 어르신들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이 쉬운 젊은 분들이 비건으로 전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한 것 같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문화를 젊은 세대가 바로잡아 가고 있는 거다. 그들의 삶의 터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니까요.”

- 앤유카페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비건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 비건을 하는 것은 불편한 삶이 아니라, 세상을 위하고 동물을 위하고,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더욱 알리고 싶다. 궁극적으로 이런 것들이 고착된 올바른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싶다.”

유혜경 앤유카페 대표는 “비건인들 뿐만 아니라 비건에 관심이 있는 비채식인, 동물성 식재료가 배제된 건강한 식사를 하시고 싶은 사람 등 다양한 분들이 방문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비건과 가치소비는 이제 우리 주변의 익숙한 문화로 공고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앤유카페의 성공 사례처럼 가치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유진 김이삭· 이지원 썸데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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