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마존 1주→20주로…빅테크 ‘주식쪼개기’ 대열 합류

23년만에 주식분할 발표…시간외 거래서 주가 급등

애플·테슬라 이어 엔비디아·알파벳도 주식분할 나서

소수점 거래 가능해 이전만큼 주가 영향은 없을수도





아마존이 23년 만에 주식분할을 발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2020년 애플과 테슬라에 이어 지난달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주식분할을 발표하는 등 빅테크들이 주식분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9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정규장 마감 후 주식을 20 대 1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번 분할로 아마존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주식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와 함께 10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내놓았다.



20여 년 만에 나온 주식분할 소식으로 아마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58% 상승 마감했다. 아마존은 5월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뒤 6월 6일부터 분할된 주가로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주식분할이 된다고 가정할 경우 아마존 1주의 주가는 2785.58달러에서 139.28달러가 된다. 실제 분할은 6월 3일 종가로 이뤄진다. CNBC는 "주식분할은 기업 가치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주당 가격이 저렴해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주식분할은 1997년 기업공개(IPO) 이후 네 번째이며 1999년 9월 이후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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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애플과 테슬라를 시작으로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주식분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6~2007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47곳이 주식분할을 한 것과 달리 2019년에는 단 2곳만 분할을 시행해 미 주식시장에서 주식분할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애플과 테슬라 이후 지난해에는 엔비디아가 4 대 1, 지난달에는 알파벳이 20 대 1의 분할을 발표하는 등 주식분할이 다시 시장의 이슈가 되고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팬데믹 기간에 빅테크들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주식을 쪼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주식분할이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상황에서 인재 유치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은 지난달 사무직의 기본급 상한선을 기존 16만 달러에서 2배 이상인 35만 달러로 인상하는 등 직원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주식분할로 주가를 낮출 경우 사측이 일부가 아닌 1주를 온전히 직원들에게 줄 수 있어 이들의 만족감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대체로 주식으로 상여금을 지급한다. 아마존이 성명에서 '지분에 대한 직원들의 유연성'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식분할로 아마존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BC는 "이번 조치로 아마존은 가격 가중치로 계산되는 다우지수 종목에 편입되는 데 적합해졌다"고 분석했다. 그간 아마존은 주가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개별 종목의 주당 가격에 가중치를 반영하는 다우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다만 이번 분할이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여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1주를 온전히 매수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다수의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이론적으로는 (주식분할이) 진입 비용을 낮추고 수요를 늘려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수많은 증권사들을 통해 주식을 부분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식분할이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금융 전문 매체 넥스트어드바이저는 “주식이 분할될 때 해당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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